찜통더위에 냉방기 사용 급증 "전기료 폭탄에 살림 휘청할라"
이달 6일부터 전기요금 인상과 폭염에 따른 냉방기 사용량 급증으로 업소와 가정에 '전기요금 폭탄'이 우려되면서 자영업자들과 각 가정이 전기료 줄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 북구에서 3년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희승(28) 씨는 요즘 전기요금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지난해 여름보다 평균 2℃ 이상 올라간 기온 탓에 하루에 12시간 이상 72㎡(22평) 규모의 매장에 에어컨을 틀어야만 한다. 이 씨는 한달 20만원 넘게 나오는 요금을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냉방비 절약법을 고안했다. 매장 창문에 블라인드를 쳐 햇빛을 막고 가게문 입구에는 검은색 스티로폼을 붙여 내부의 찬 공기가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 씨는 또 수시로 물걸레로 바닥 청소를 해 내부 온도를 낮추고 조명 조도도 조금 낮췄다.
그는 "지난해에는 에어컨 온도를 24도로 고정해도 시원했는데 요즘에는 18도로 맞춰도 실내 온도가 예전 만큼 내려가지 않는다. 커피숍은 조금이라도 더우면 손님들이 찾지 않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부담돼도 항상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경북대 주변에서 찜닭집을 하는 안남주(51'여) 씨는 이번 달 전기요금으로 30만원을 내야 한다. 대학가 주변 식당은 방학 기간에 손님이 평소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지만 온도에 민감한 서비스업의 특성상 에어컨을 끌 수가 없어 항상 틀어둔다.
안 씨는 "음식점이 더우면 손님들이 싫어해서 손님이 단 한 명 있더라도 에어컨을 틀어야 한다. 방학 기간에 매상은 줄어드는데 손님이 없을 때도 에어컨 두 대 중 한 대를 항상 켜놓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다보니 전기료 부담이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각 가정도 잦은 에어컨 사용으로 전기요금 걱정이 크다. 육아휴직을 하고 집에서 생후 4개월된 딸을 키우고 있는 임모(27'여) 씨는 하루종일 거실에 에어컨을 틀어둔다. 아기가 더우면 짜증을 부리는 데다 우는 아기를 달래다 보면 더위에 지치기 때문이다. 또 아기옷은 삶아 빨아야 하는데 가스레인지를 켜면 집안이 더워져 아기 전용 세탁기를 이용해 매일 빨래를 해 전기요금이 얼마나 불어날지 걱정이다.
임 씨는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아기를 데리고 갈 데도 없고 계속 집에서 지내다보니 전기료 부담이 커진다. 6월에는 요금이 7만원밖에 안나왔지만 7, 8월 요금이 얼마가 나올지 벌써부터 무섭다"고 했다.
한편 이달 6일 전기요금 인상으로 도시 가구는 월 평균 1천200원 정도, 산업체는 월 평균 32만7천원가량 요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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