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에 덜덜? 칼바람 부는 증권사

입력 2012-08-06 10:00:16

글로벌 위기 실적 반토막…정규직 300명 구조조정

증권사에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증시도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 급감에 따른 수익 악화로 증권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인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으며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지점도 잇따르고 있다.

◆지점 폐쇄에 인력 조정

증권사들은 우선 지점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LIG투자증권 대구서지점은 지난달 27일 문을 닫았다. LIG투자증권을 필두로 미래에셋증권 시지지점이 이달 말 범어동지점과 통합된다. 시지지점이 사라진다. 뉴영남호텔 1층에 있던 토러스증권 대구지점도 본사의 무점포 체제 전환 방침에 따라 이달 6일 폐쇄됐다.

더 큰 문제는 구조조정의 서막이 올랐다는 우려가 증권업계에 팽배해있다는 점이다. 모 증권사 지점장은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적잖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부터 위험관리 차원에서 직원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4만2천682명에서 올해 1분기 말 4만2천388명으로 300명 가량 줄었다.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혼란이 한풀 꺾인 2009년 2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감원' 대상은 주로 계약직 직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63개 증권사의 정규직 직원 수는 작년 말 3만4천338명에서 올해 1분기 말 3만4천282명으로 0.2% 줄어드는 데 그친 반면에 계약직 직원 수는 8천166명에서 7천916명으로 3.1% 감소했다.

◆실적 반토막 예상 지배적

지난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조9천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8월(10조7천억원)의 절반도 안 된다. 주식 위탁 매매나 펀드 판매를 통해 수익의 절반 이상을 내는 증권사의 수익 구조에서 실적 악화는 뻔하다.

증권사들의 1분기(4~6월)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대형증권사의 경우 대부분 이익이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중소형증권사들은 적자 전환한 사례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주요 7개 증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9%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6.8%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증권의 영업이익 감소율(-94.49%)이 가장 클 것으로 추산됐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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