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시험 어려워지기전에 따자"

입력 2012-08-03 10:10:17

주행코스 2개서 4개로, 11월부터 까다로워져

오는 11월부터 운전면허 도로주행 시험이 까다로워진다는 지침이 나오자 올여름에 운전면허를 따려는 응시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운전면허 간소화' 제도로 면허 따기가 쉬워 변경된 새 제도 도입 전에 '막차'를 타고 비교적 쉽게 합격하려는 응시자들이 운전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자영업자 이희승(27'북구 산격동) 씨는 지난달 대구 북구의 한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등록을 서두른 이유는 도로주행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면허를 따기 위해서.

현재 운전면허전문학원에서는 도로주행 교육 6시간을 받은 뒤 지정된 2코스 중 1코스를 골라 시험을 치른다. 하지만 최근 이 씨 같은 응시자들이 너무 많아 그는 오전 5시에 졸린 눈을 비비며 도로주행 연습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지금은 도로주행 연습을 할 때 2코스만 연습하면 되지만 11월이 되면 4코스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들었다. 아침잠을 포기해서라도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빨리 면허를 따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11월부터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 코스 종류는 현행 2개에서 4개로 늘어난다. 현재는 응시자가 코스 2개만 익히면 쉽게 합격할 수 있지만 노선이 4개로 늘어나 무작위로 선택하게 되면 그만큼 응시자 부담이 커진다. 또 시험관 대신 내비게이션이 주행 경로를 소리로 안내한다는 점도 기존 운행 방식과의 차이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교육 내용이 쉬워지고 운전면허증을 따는데 시간이 대폭 준 운전면허 간소화제도 탓에 자격 미달 운전자들이 도로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

운전면허 간소화 후 최근 3년 새 신규 운전면허취득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구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2010년 같은 기간 2만9천107명이었던 면허취득자가 2011년에는 3만3천718건으로 뛰어올랐고 올해는 5만7천807명을 기록해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구운전면허시험장 박배섭 과장은 "면허 따기가 비교적 쉬워진 이후 응시자와 합격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무조건 정해진 노선을 외워서 시험을 치르려는 응시자들은 11월부터 도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먼저 기르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운전면허학원은 한꺼번에 몰려온 운전자들 때문에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2년 전에 비해 같은 기간 수강생이 30% 가까이 늘었다. 내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해준다고 해도 처음 운전대를 잡는 초보자들이 도로상황까지 살피면서 네 가지 코스를 동시에 익히려면 종전보다 꽤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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