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이 가야 할 길은…'2012 현대미술의 시각'전

입력 2012-08-02 15:33:03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12월까지…'2012 현대미술의 시각'전

# 세계적 현대작가 신소장품 소개

# 설치 미술·유리 공예 작품 등 다양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은 12월 2일까지 '2012 현대미술의 시각'전을 열고 있다. 신소장품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표정과 기억을 연결해서 볼 수 있는 전시이다. 미술의 표현행위 자체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의 삶과 사물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1층에서는 인체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삼베와 송진을 이용한 독특한 질감으로 인간 속에 내재된 역사적이고도 집단적인 기억들을 강렬하게 표현한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막달리나 아바카노비치의 초대형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독립된 공간에 전시된 '등 80'은 인체의 등을 도드라지게 강조한 군상 80개를 통해 군중 속의 소외감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2층 전시실에서는 마치 공장에서 프레스로 막 찍어낸 듯 보이는 미국 팝아트의 대표작가 탐 웨슬만의 철판 부조작품과 판화가 전시되며, 원색의 화려한 공간 속에 보석처럼 빛나는 데일 치후리의 유리 작품이 전시된다. 그가 창안한 독창적인 유리불기 기법으로 탄생한 작품들은 이탈리아에서 유리공예 기법을 익히고 미국으로 돌아온 후 소규모 공예작품 제작의 전통에서 벗어나 강렬한 색상과 다양한 형태의 작품제작에 매진하여 환경과 설치미술에까지 영역을 확장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유화와 밀랍을 사용하는 독특한 조각 기법을 선보인 미국의 조각가 낸시 그레이브스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조각을 전시한다. 작품 '키메라'(Chimer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나운 괴물이지만 그녀의 손을 통해 마치 열대의 화초같이 화려하고 이국적인 형태로 새로 태어났다.

사진작가로 시작한 장 마르크 뷔스타만테는 기억 속에 있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찾아내고, 이를 확대한 다음 일부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프린팅해 작품을 완성한다. 그에게 사진은 세상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 작가가 창조한 기억의 이미지인 셈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 루돌프 스틴젤은 고무, 카펫, 페인트칠한 알루미늄, 스티로폼 등을 이용하여 일상에서 발견한 이미지들을 부조나 압인 방식으로 새롭게 창조해 낸다. 캔버스 위에 물감으로 그리는 전통적인 회화에 대한 강한 의문을 만들어내면서 관람객을 혼란에 빠지게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주변 사물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우리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지적인 작품이다. 054)745-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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