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을 금빛으로… 유도 송대남, 90㎏급 금메달

입력 2012-08-02 10:02:13

송대남(33'남양주시청)이 업어치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감격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대남은 2일 오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유도 90㎏급 결승에서 아슬레이 곤살레스(쿠바'랭킹 4위)를 연장 접전 끝에 꺾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매트 위에 선 송대남의 표정과 자세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매 경기 무덤덤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나섰고 자신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앞세워 차근차근 자신만의 페이스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가슴에 품었다. 감격에 겨워 정훈 한국 유도 대표팀 감독과 얼싸안았고 큰절도 올렸다. 무릎 수술, 체급 변경, 나이 등 온갖 역경과 악조건을 극복하고 따낸 '기적의 금메달'이었다.

사실 송대남은 81㎏급에서 제일 '잘나가는' 선수였다. 2010년 중반까지 81㎏급 세계랭킹 1위를 달린 '절대 강자'였지만 불운과 부상이 올림픽을 향한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73㎏급에서 체급을 올린 김재범(한국마사회)에게 밀려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도 권영우(한국마사회)에게 올림픽 출전 티켓을 내줘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0년 11월 끊어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 봉합 등 대수술로 4개월 넘게 유도판을 떠나야 해 선수 생명이 이대로 끝나는가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그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수술 후 일주일 만에 걷더니 한 달 만에 재활훈련을 끝내고 매트에 돌아왔다.

수술 후 운동량이 줄면서 불어난 체중을 줄이기 어려워진 송대남은 지난해 90㎏급으로 체급을 올리기도 했다. 나이도 이미 서른을 넘겼다. 모든 조건이 좋지 않았다. 올림픽 출전이 처음인 것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대회 입상 경력도 없었다. 당연히 금메달 후보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한국 유도에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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