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피자집 화재 새 의혹…전선 불탄 흔적 발견하고 사고 전날 교체 요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도심에 발생한 피자가게 화재의 원인이 누전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날 오전 가게 직원이 화재 가능성을 우려해 한국전력에 전기계량기 교체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전은 교체 연한이 남았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자가게 관계자와 한전 측에 따르면 화재 전날인 지난달 29일 피자가게 직원이 계량기와 연결된 전선이 불에 탄 흔적을 발견하고 탄 냄새까지 나자 전기배선 공사를 했던 사설업체 관계자를 불러 시설 점검을 받았다는 것. 당시 사설업체 관계자는 "계량기가 낡은 것 같으니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피자가게 직원은 지난달 30일 오전 한전에 전화를 걸어 계량기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한전 측은 "고장이나 파손이 되지 않으면 실효기간이 만료되는 2013년 4월까지는 계량기 교체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누전으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했다.
피자가게 직원은 "한전이 의구심을 가지고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내 점검을 나와 조치를 취했다면 화재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고객이 전화했을 때 계량기가 고장이 난 것은 아니고 계량기에 숫자가 잘 보이지 않고 노화된 것 같다며 교체를 요구했는데 이런 경우 교체가 어렵다"며 "매달 검침자가 계량기를 점검하고 지난달 26일 계량기를 살펴봤을 때도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합동으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자가게 직원의 진술은 이미 다 들었으며, 감식팀을 투입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은 만큼 계량기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일대 공하성 교수(소방방재학부)는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기에는 장기간 사용으로 계량기와 전선을 연결하는 단자 부분이 느슨해지면서 접속이 확실하게 되지 않아 전선이 과열돼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한전이 계량기 과열경보장치 등의 안전장치를 비롯해 계량기와 전선 연결 부분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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