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김천 가족·주민 응원
"몸 상태도 안 좋아 메달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줘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1일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81㎏급에 출전한 김재범(26'김천 지좌동)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김천시청 회의실에서 가슴을 졸이면서 경기를 지켜보던 가족과 응원단은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이날 김천시청에서는 김 선수의 아버지 김기홍(59)'어머니 이관희(56) 씨를 비롯해 박보생 김천시장,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 후배인 김천 성의여중고'중앙고 등의 유도 꿈나무들, 김천시체육회 임원, 시민 등 60여 명이 대형 TV를 통해 중계방송을 지켜보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김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의 고향 표정을 담으려는 언론사 기자들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김천은 김 선수가 태어나 자란 곳이다. 김천시는 32강전이 열린 31일 오후 5시 30분부터 김 선수의 전 경기를 볼 수 있도록 2층 회의실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김 선수가 선전할 때는 "김재범, 김재범"을 외치며 힘을 보탰고, 위기를 맞았을 때마다 두 손을 부여잡고 힘껏 소리를 질러 용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특히 응원단 맨 앞줄이 앉은 김 선수의 어머니는 두손을 꼭 부여잡고 아들의 선전을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32강. 16강, 8강, 4강 그리고 결승에 이르기까지 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모두가 "김재범"을 외쳤다.
"와 금메달이다!" 결승전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김천시청 회의실은 떠나갈 듯한 박수소리와 환호로 들썩거렸다.
김 선수의 아버지는 "김천 서부초등학교 2학년 때 몸이나 보호하라고 체육관에 보냈는데, 6학년 때 전국대회에 나가 2등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제패 이후 어깨 부상으로 고생이 많았다. 이번에도 일본 전지훈련에서 손가락 인대를 다쳐 고생하면서 출국했다"며 "지금 왼쪽 팔을 잘 쓸 수 없어 한쪽 팔로 유도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무릎과 손가락도 다쳐 성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의 힘들었던 과정을 말했다.
김 선수의 어머니씨는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인천공항에서 배웅할 때도 '잘하라'는 격려의 말조차 조심스러워 하지 못했다"며 "메달은 포기했는데 이렇게나 잘해 줄 지 몰랐다. 사랑한다"고 기쁨의 눈물을 훔쳤다.
유도 꿈나무인 김천 중앙고 권혁주(19) 군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선배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열심히 체력과 기술을 익혀 나도 저런 무대에 올라서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천'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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