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한의학] 치매의 한의 치료

입력 2012-07-30 15: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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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학 연구진도 모과·갈대뿌리에서 치매 치료제 추출

급속한 고령화 사회를 맞으며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들 중에는 이미 한의학계에서 예전부터 써오던 약재 성분이 많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를 맞으며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들 중에는 이미 한의학계에서 예전부터 써오던 약재 성분이 많다.

오래 사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도 있다.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고, 딸을 딸이라 부르지 못하는' 치매 환자들이 그러하다. 치매에 걸리면 자신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고통 속에서 살게 된다. 하지만 일부 치매약은 구역질'구토'설사'어지럼'두통'무력'권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중등도 이상 환자에게는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인지력 향상을 돕는 치매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치매 초기단계에 인지력 및 기억력을 향상을 위한 다른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 경북대 송경식 교수팀이 SSB, ACG라는 물질을 치매 치료 및 예방에 유효하다고 발표했다. 동물 실험결과 활성산소의 뇌세포 공격과 뇌내 칼슘 침착을 막아 뇌세포의 사멸을 막아준다는 것이 검증됐다. 이보다 3년 전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부경대 최진호 교수와 서울대 서유헌 교수 연구팀이 갈대뿌리(한약명 노근)에서 추출 개발한 MPC(maltolyl p-coum arate)가 치매 치료에 탁월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MPC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합성하는 강력한 성분으로 갈대 뿌리 추출물에서 뽑아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독성물질에 대한 세포 보호효능이 우수했고, 기억력 손상도 거의 회복됐다고 한다.

앞서 밝힌 두 가지 신물질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한약에서 추출한 성분이라는 것이다. 산머루'독활'감초'두릎'모과(SSB, ACG) 그리고 갈대 뿌리(MPC) 등 치매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 한약들은 한의사들이 예전부터 써오던 것이다.

1998년 원광대 한의대 이건목 교수가 유병수'김기영 교수와 손잡고 치매단(Cheemaidan)이라는 한약 처방의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생성 저지 기전을 밝히고, 62세 이상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인지능력 82% 증가 효과를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굳이 치매단과 같이 상품화하지 않더라도 한의사들은 앞서 치매에 특효한 신약물질이라고 언급한 한약들을 줄곧 써왔다. 총명탕처럼 건망증 등 뇌의 기능적 이상을 도와주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도 한약의 효과를 말할 수 있다.

2009년 12월 SCI급 논문인 '뉴로사이언스 레터스'에 한의원에서 보약으로 자주 처방되는 공진단이 신경성장인자(NGF)의 분비를 유도하는 등의 효과를 통해 뇌신경 보호작용과 인지학습능력을 높인다고 보고됐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대한민국 의술이 한의학의 날개를 단다면 치매 관련 치료법에서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빛프롤로의원 이종진(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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