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홈런… 역시 '국민타자' 이승엽 이름값

입력 2012-07-30 09:28:27

한 일 통산 위업

일본에서 돌아온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타자' 이승엽이 마침내 한'일 개인통산 5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은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투 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이었으나 넥센의 외국인 좌완 선발 밴헤켄의 3구째(시속 140㎞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로 올 시즌 17호이자 7월 2번째 홈런이었다. 이승엽은 이달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499호를 기록한 후 8경기, 14일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로써 이승엽은 프로 데뷔 18년째 만에 한'일 개인통산 500홈런을 달성하는 위업을 이뤘다.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면서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승엽은 2003년까지 9시즌 동안 32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국내로 복귀한 이후에 17개를 추가해 국내에서만 34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2011년까지 8년 동안에는 159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승엽은 삼성 입단 후 이날까지 한'일 통산 총 2천22경기에 출장했다.

이승엽의 500홈런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5명, 일본프로야구에서 8명만이 기록한 대기록이다. 136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왕 배리 본즈(762개) 등 25명이 500홈런 이상을 터뜨렸다. 76년째를 맞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왕정치(868개) 등 8명만이 이 기록을 달성했고, 마쓰이 히데키(탬파베이)는 현재까지 미'일 통산 507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현역 선수 중 500홈런을 넘은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짐 토미(볼티모어), 매니 라미레스(전 오클랜드), 마쓰이 등 4명뿐이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후 "그동안 타격감이 안 좋아 답답했다"면서 "투 스트라이크가 돼 삼진만 먹지 말자고 마음먹었는데 3구째 높은 직구가 들어왔다. 가볍게 쳤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이승엽은 "홈런왕에는 욕심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같은 팀의 박석민이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이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흘렀고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경기를 하는 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승엽의 한'일 통산 500호 홈런 공은 외야 담장 넘어 위치한 투수연습장에서 불펜 피칭을 하던 삼성의 안지만이 잡은 뒤 구단에 기증했다. 이 볼은 경산의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 내 역사관에 전시된다. 삼성 역사관에는 2003년 이승엽이 터뜨린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56호) 공 등이 보관돼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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