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강국 코리아] <5>로봇 연구의 산실 MIT

입력 2012-07-30 08: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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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표' 로봇 나올 때마다 '로봇 역사'에 큰 획

MIT 기계엔지니어링연구소의 로봇치타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지상에서 가장 빠른 치타로봇. 미국방부 산하 고등기술연구원(DARPA)의 지원으로 개발 중인 이 로봇의 시속은 50km에 달한다.
MIT 기계엔지니어링연구소의 로봇치타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지상에서 가장 빠른 치타로봇. 미국방부 산하 고등기술연구원(DARPA)의 지원으로 개발 중인 이 로봇의 시속은 50km에 달한다.
감정을 표현
감정을 표현'인식할 수 있는 MIT 출신의 로봇 '키스멧'.
장애인의 워킹을 도와주는 로봇. 착용과 설치가 쉽고 동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의 워킹을 도와주는 로봇. 착용과 설치가 쉽고 동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로봇 부문에서 세계 최강이다. 생명공학'전자'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있다. 이곳에서는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로봇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치타로봇을 비롯해 영화 '아이언 맨'에 나오는 착탈식 슈트 로봇, 재활로봇 등이 개발되고 있다. 스스로 지역을 탐사해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로봇 '코코', 감정을 표현'인식할 수 있는 로봇 '키스멧' 등도 MIT 출신 로봇들이다.

◆인간보다 빨리 달리는 치타로봇

지난달 23일 오후 메사추세츠공과대학 기계엔지니어링연구소의 로봇치타 연구실. 그곳에 치타처럼 빠르게 달리는 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이 로봇은 동물 중 가장 빠르다는 치타가 척추를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해 속도를 내는 원리를 이용,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1초에 2m 정도의 속도로 '따각따각' 뛰는 수준까지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동작이 꿈뜨기는 하지만 인공지능을 로봇에 이식해 자세를 제어해 달릴 수 있는 4족 로봇의 선발주자임을 뽐내기에는 충분했다. 개발이 완료되면 시속 5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우사인 볼트의 시속 45km(100m 달리기 9.58)보다 빠르게 질주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석'박사급을 포함해 10여 명이 이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치타로봇은 알루미늄 재질로 2년째 개발 중인데, 치타의 모양을 본떠 모터를 자체 개발했다. 최대 무게 27kg으로 배터리 무게만 3kg 정도다. 8개 모터가 달리는 동력을 제공한다. 400W 짜리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해 한 달 이상 실험이 가능할 정도로 모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다만, 한 번 달리기 시작하면 계속 달리며 멈추는 기능은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로봇 치타는 추가 실험을 거친 뒤 폭탄 제거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군사용 로봇으로 사용될 전망이란다.

석상옥 치타로봇 개발팀장은 "스스로 달리고 멈출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로봇공학은 물론 모바일 컴퓨팅, 센서 네트워크 등 정보를 다루는 모든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스스로 험난한 지형을 알아서 피하고 달리고 멈출 수 있는 로봇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개발이 거의 완성단계에 있기 때문에 머지 않은 미래에 치타를 그대로 닮은 로봇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 석 팀장의 확신이다.

석 팀장은 "로봇 관련 기술은 절대 한국이 안 뒤진다. 다만, 미국의 경우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그 이유를 묻지 않는다. 마음놓고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와 다른 점"이라며 " MIT에서는 연구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핵심 연구원의 인건비만 연간 1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투자없이는 결실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착하고 따뜻한 로봇

로봇치타연구실 바로 옆에는 바이오 메카닉 재활로봇연구실이 있다. 재활로봇연구실은 한마디로 착하고 따뜻한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MIT 내 가장 오래된 로봇연구실로 30년째 운영되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의 워킹을 도와주는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한 착탈식 로봇은 착용이 쉽고 동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프트 로보틱스(철이 아니라 고무 등 연한 재질로 만들는 친환경 로봇기술)를 적용해 무게도 3, 4kg에 불과하다. 발목과 무릎이 움직일 수 있고 앞뒤 좌우의 움직임도 가능하다. 착탈식 로봇에는 강력한 모터가 달려 있어 마비 환자라도 로봇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다.

궁극적으로 '브레인 소통'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이 연구실의 최종 목표다. 뇌신경의 자극을 포착해서 뇌졸중 환자들도 자연스레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을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3년 전부터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는 송윤성(37'기계공학) 박사는 "뇌졸중'척추마비 동물에게 사용할 수 있는 로봇으로 우선 프로그램한 뒤 동작 등을 연구해서 실제 사람에게 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재활로봇에 대한 미국 내 연구는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이미 하지 쪽은 상당부분 현실화, 상용화되고 있다. 팔 등 상지 쪽은 이미 결론이 났다.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많은 연구를 통해 메카니즘 분석이 완성된 상태다"고 했다.

그는 또 "군사 분야를 제외하고 상용화 부문에서는 재활로봇이 가장 앞서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한 부상자, 비만율이 높아 하체가 약한 사람들, 레저활동 중 사고를 당하는 경우 등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보스톤에서 글'사진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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