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등 찾는 사람 부쩍, 10년 새 시장 20배 커져
직장인 송호진(31) 씨는 일주일에 두 번은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3천원 정도면 5, 6가지 반찬이 든 도시락을 먹을 수 있어 가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송 씨와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 2~3명도 함께 편의점을 찾고 있다. 송 씨는 "회사 주변 식당은 먹었다 하면 1인당 1만원쯤은 내야하는데 식비 부담이 너무 크다"며 "부서 직원들과 상의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근처 도시락 전문점이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경기의 잣대로 여겨지는 도시락 소비량이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외식업계도 도시락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연간 2조원 규모의 도시락 시장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23%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25일 직장인 54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23.1%가 '평소 도시락을 배달시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시락을 먹는 이유로는 '밥 먹으러 밖으로 나가기 귀찮아서'라는 답변이 39.4%로 가장 많았고, '식사 값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응답도 34.7%나 됐다.
응답자들이 도시락을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은 평균 4천700원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드는 비용 6천200원보다 1천500원 저렴했다.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는 2조원까지 성장했다. 10년 사이 20배가 넘게 규모가 커진 것.
편의점 도시락 판매도 크게 늘었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7천억원 규모다. 이중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 상반기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뛰었고, GS25도 33.5% 증가했다.
◆너도나도 도시락 시장 진출
도시락의 인기로 편의점뿐 아니라 도시락 전문점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 도시락 프랜차이즈 시장은 한솥도시락, 본아이에프 등의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국에 6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표적인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은 평균 메뉴가격이 3천원대로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1천원대의 간편도시락 메뉴도 선보이고 있어 특히 대학가에서 인기가 높다. 돼지고기, 치킨, 돈가스, 새우 등의 반찬으로 구성된 메뉴가 많고, 치킨마요 도시락은 한솥도시락의 인기 메뉴로 꼽히고 있다.
본죽으로 알려진 본아이에프는 지난 2월 본도시락의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론칭 4개월 만에 본도시락은 43호점을 열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성공한 호토모토 도시락도 국내에 진출했다. 일본 내 2천5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호토모토는 연간 약 3억 개의 판매기록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카페형 매장과 오픈형 주방이 특징이며 제조 후 3시간이 지난 도시락은 반드시 폐기하는 '3시간 유통기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점뿐 아니라 외식업체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도 도시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J푸드빌은 한식브랜드 '비비고'와 베이커리 전문점 '뚜레쥬르'를 통해 도시락 메뉴를 선보였다. 비비고는 직장인들을 위한 1만5천~2만원대의 프리미엄 비빔밥 도시락 메뉴를 출시했고, 뚜레쥬르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도시락 '칼로리박스' 2종을 지난 5월부터 전 가맹점에서 확대 판매하고 있다.
놀부보쌈도 직영점에서 한정판매했던 '놀부도시락 3종'을 전 가맹점으로 확대판매하며 도시락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식전문기업 아모제의 레스토랑 브랜드 '엘레나가든'에서도 'Healthy 샐러드 도시락' '허브 불고기 비빔밥' '미니 돈가스 도시락' '미니 떡갈비 도시락' 등을 선보였다.
◆먹기 전 반드시 성분과 제조일 확인
이처럼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도시락에 나트륨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5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5월 백화점, 도시락 전문점, 편의점, 서울역사, 김밥전문점 등 9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2천300원~1만5천원짜리 도시락 9개를 조사한 결과 나트륨 함량이 적게는 844.8㎎, 많게는 2천293.7㎎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트륨은 성인 남녀 모두 충분섭취량이 1천500㎎, 목표섭취량이 2천㎎이다. 나트륨은 섭취량이 최대 2천㎎을 넘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약선도시락'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2천293.7㎎에 달해 권장량을 넘어섰다. 한솥도시락이 판매한 '동백도시락'은 1천797.8㎎, 서울역사의 '버섯불고기도시락은 1천414㎎, 신세계백화점의 '일품도시락'은 1천244㎎ 수준의 나트륨이 들어 있었다.
또 9개 조사 대상 도시락 가운데 일부 제품은 제조일과 유통기한 표시가 없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판매하는 '약선도시락'과 '본까스델리까페', 신세계 백화점 본점의 '일품도시락', 한솥도시락 '동백도시락', 본도시락 본점 '오늘의 도시락', 김가네 정동점 '김가네 김밥' 등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도시락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종 유통업체에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식약청 고시에 따른 제조연월일이나 제조 성분 등을 자세히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며 "특히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변질이 쉽게 되기 때문에 구입 후 1시간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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