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일요시네마 '백만 달러의 사랑' 29일 오후 2시30분

입력 2012-07-28 07:41:39

이 영화는 '로마의 휴일'에 이어 오드리 헵번과 윌리엄 와일러 감독 콤비가 완성한 또 하나의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원제는 'How To Steal a Million'으로 '어떻게 백만 달러를 훔칠까?'란 뜻이다. 개봉 당시 제목은 일본 영화의 번역을 따서 '멋쟁이 도둑'으로 소개됐다.

예술품 위조의 달인 찰스 보넷(휴 그리피스 분)은 딸인 니콜(오드리 헵번 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조한 비너스 조각상을 파리의 박물관에 대여해준다. 어느 날 밤, 니콜은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더모트(피터 오툴 분)라는 도둑을 발견하게 되고 우연히 총으로 그의 팔을 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경찰에게 연락하면 아버지의 예술품 위조가 발각될 것이라 생각해 오히려 더모트를 호텔까지 데려다 준다. 그런데 박물관 측에서 보험 문제 때문에 진품 감정을 하려고 하자 부녀는 조각상이 위조품이라는 사실이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한다. 결국 니콜은 아버지가 감옥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더모트에게 박물관에 있는 조각상을 훔쳐줄 것을 부탁한다. 니콜에게 반해 있던 더모트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미술관으로 향한다.

이 영화는 솜씨 좋은 예술품 위조범의 딸 니콜과 예술품 전문가 더모트의 좌충우돌 로맨스가 웃음을 자아낸다. 뻔한 스토리의 로맨틱 코미디지만, 상큼한 매력을 풍기는 오드리 헵번과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진지한 캐릭터의 피터 오툴이 선보이는 코믹한 연기가 압권. 진품이냐 가짜냐를 떠나서 영화 전반에 등장하는 예술품들과 상류사회의 화려한 생활상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짙은 눈 화장에 얼굴 절반을 가릴 정도로 커다란 '버블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는 오드리 헵번의 패션은 당시 유행을 이끌었다. 영화 속 의상은 지방시의 작품들이다.

이 영화를 만든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1902~1981) 감독은 어릴 때부터 콘서트, 오페라, 영화 등을 접하게 해 준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예술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23년 유니버설 영화사에서 잔심부름부터 시작해 1928년 첫 영화를 감독했다.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과 '벤허'(Ben-Hur) 등 영화사에 남을 영화들을 만들어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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