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 생야채 한상 가득 "실컷 먹어도 몸이 개운~"
요즘 '순수한 우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입맛은 여전히 혀에 착 감기는 감칠맛 나는 음식을 더 즐긴다. 그럼에도 유기농음식 전문식당에서는 음식을 건강과 함께 치유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유기농 중심의 음식 재료부터 간장, 소금 등 양념류 하나라도 철저하게 가려 쓰는 진심을 보인다. 이들은 '음식 선각자'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음식이 건강한 몸의 기초가 된다'는 진실한 마음을 손님들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유기농 레스토랑 '비채'는 유기농 한식당이다. '비움과 채움'의 줄임말로, '잘 비우고 채워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성김대건성당 앞 4층 건물 중 2층이 식당이다. 오랫동안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식문화 조성에 힘써온 '몸과 문화' 심현정 대표가 작년 말 건강문화센터(4층)와 함께 '비채'의 문을 열었다. 심 대표는 "요즘 거의 모든 음식재료엔 항생제나 성장촉진제 등이 많이 들어가 있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많다"고 지적한다.
실내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곳곳에 손님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배려한 감각이 돋보인다. 최근 중구청 뒤편에 개업한 암환자 재활병원인 노아동인병원 손경식 병원장은 단골손님이다. "자연 건강식을 추구하는 유기농 음식이라 직원들과 함께 자주 온다"고 말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함께 현미 오곡밥과 제철 나물국 위주의 밥상이 선보인다. 기본 상차림은 채식 위주로 깔끔하다. 유기농 3색 나물에다 부침개도 김치전, 연근전, 부추전으로 멋을 냈다. 상큼한 샐러드가 입맛을 부추긴다. 놋그릇에 담은 현미밥에다 큼지막한 고등어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등장한다.
심 대표는 "죽염으로 염장하고 쌀겨로 발효시킨 옛날 고등어 맛"이라고 설명한다. 손 병원장은 "밥은 오랫동안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여야 건강해진다"며 "현미밥을 제대로 즐기려면 오랫동안 씹어야 진미를 알게 된다"고 말한다.
서정호 한방병원장은 채식의학 전공자답게 철저한 생채식과 현미밥을 즐긴다. "모든 음식은 원래의 맛 그대로 먹는 게 가장 좋은 건강식"이라며 "생야채를 된장에 찍지 말고 먹어보라"고 권유한다. 김일환 노아요양병원장은 "유기농식당은 음식재료에 대한 신뢰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이 집 음식은 믿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윤복 원장(한방)은 "외국에서 공부할 때부터 소식과 자연식 등 음식에 대한 절제가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며 "유기농 채소를 맘 놓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한다. 이인혜 간호팀장은 "모든 음식이 자연식이고 깔끔한 게 맘에 든다"며 "특히 쌀겨에 발효시킨 고등어가 가장 입맛에 맞다"고 한다. 김성희 영양사는 "유기농 채소를 중심으로 한 음식이라 먹을 때는 즐겁고, 식사 후에도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이지혜 한방코디네이터는 "된장찌개도 담백하고 채소와 함께 현미밥을 먹고 나니 입안이 깔끔하다"고 표현한다.
손 병원장은 "암환자 재활전문병동인 우리 병원과 유기농 전문 음식을 만드는 '비채'와 잘 맞는 것 같다"며 "우리 병원도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식단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 대표는 "요즘 음식은 대부분 출처를 알 수 없는데다 건강을 위협하는 가공음식과 양념류가 너무 많다"며 "진정한 유기농 음식재료에다 가능한 가공하지 않은 자연식 위주의 전문 음식점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설명한다.
비채의 상차림은 2만원부터 3만원, 5만원, 7만원(예약필수) 등 다양하다. 점심 특선은 시래기 비빔밥, 무항생제 돼지고기 김치찌개 등은 각 1만원, 유기농 시래기 정식과 비빔밥 정식, 김치찌개 정식, 환자를 위한 생채식 등은 각 1만5천원이다. 예약은 필수다. 053)744-2720.
##추천 메뉴-현미 비빔밥
건강 궁합 신선 나물, 쓱쓱 비비니 맛도 듬뿍
'빨주노초파남보…무지갯빛 식사다.'
호박 당근 양배추 미역 콩나물 참나물에다 가운데 도라지나물을 배열했다. 그 위에 현미밥을 얹고 고추장을 한 숟갈 넣어 골고루 섞고 비빈다. 정겨운 나물과 함께 살짝 씹히는 현미 나물밥은 맛에다 영양까지 더해 '식탁의 혁명'이라고 불릴 만하다.
심현정 대표는 "궁합이 잘 맞는 채소들을 골고루 넣어 비비는 과정에서 영양소들이 상호 보완작용을 하고 맛은 상승효과를 낸다"고 설명한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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