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신비주의 대선 행보'에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정치대담집 출간과 TV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잇따른 이벤트를 통한 안 교수의 '급부상'이 당장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판에 찬물을 끼얹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친박계는 '박근혜 대세론'에 큰 타격이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대선 구도의 키를 쥐고 있는 40대 지지율이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친박 의원은 "2040세대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안 교수가 이번 등장을 통해 다시 한번 2040세대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박 후보도 대선에서 이기려면 젊은 층 끌어안기가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큰일이다"라고 걱정했다.
안상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는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교수는 대통령에 당선될 수는 있지만 잘할 것 같지는 않다. (안 교수를 대통령으로 뽑으면) 국민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안철수 바람'을 경계했다.
민주당도 대선 경선판이 안 교수 열풍으로 주목도가 떨어지게 됐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안 교수가 최근 책'방송 출연으로 (대선 경선이라는) 잔칫집에 찬물을 확 끼얹어버렸다. 야권 후보로 분류되지만, 등장 시점을 왜 민주당 잔칫날로 정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김두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25일 대놓고 안 교수의 '신비주의식 대선 행보'를 비난했다. 김 후보는 "(안 교수가) 계속 안개를 피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이젠 (대선 출마 여부를) 분명히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애매모호한 말로 '나온다는 건지, 안 나온다는 건지' 간만 보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야 할 때"라며 "요즘은 안 교수가 '우리 편'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오죽하면 당내에서 안 교수가 (우리) 대선 경선판을 '마이너리그'로 만들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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