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예영숙 삼성생명 명예본부장

입력 2012-07-26 10:26:07

처음처럼…현장에 돌아 온 '보험왕'

"보험 납부금액이 적은데 제 상담도 해주시나요?" "지금 어디신가요. 당장에라도 가겠습니다."

'움직이는 보험회사', '보험의 신' 등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명실상부한 '보험업계의 여제 예영숙'(삼성생명 명예본부장)이 돌아왔다.

삼성생명 창사 이후, 국내 보험업계에 전무한 기록인 연도상(보험업계의 연말 결산 시상식) 그랜드 챔피언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그녀다. 그랜드 챔피언이란 학교로 치면 전교 1등이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그랜드 챔피언에 오르는 동안 '예영숙'이란 이름은 '보험왕'의 대명사처럼 굳어졌다.

그런 그녀가 다시 바닥이라 할 수 있는 '영업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지난달부터다. '스스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공언한다. 최고에 앉아 있을 때 안주하면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영업 현장은 나의 영혼이 있는 곳이다. 꿈이 없다는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다시 업계 1위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물론 올해는 그녀가 예전처럼 업계를 평정하기엔 턱없이 늦은 출발이다. 하지만 지난달에만 60건의 계약을 따냈다. 하루 평균 2건이다. 금액만 1억6천만원. 이런 속도라면 전체 수위는 아니어도 건재함을 과시하기엔 무리가 없다. 그녀는 "그랜드 챔피언 10연패를 넘어 또 다른 성과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 그녀는 2009년 그랜드 챔피언을 끝으로 속칭 '열외'를 택했다. 실적이 상위권 그룹에 속하더라도 연도상 시상식에 오르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였다. 2010년부터는 회사는 그녀를 퇴직연금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일은 그만 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대박을 터트렸다. 2년 동안 280억원을 끌어온 것이다. 2년 연속 전사 1위의 기록이다. '보험의 신'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대해 그녀는 겸손했다. "퇴직연금은 CEO의 마음을 잡으면 일사천리로 해결된다. 일일이 고객들을 만나는 것보다 실적은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뒷방 늙은이'처럼 뒷짐만 지고 있기는 싫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지금이 반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꿈을 꾸고 미래를 그리며 설레던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다시 영업 현장에서 만나겠습니다. 예영숙은 높은 곳에 있는 슈퍼스타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 달려가 귀 기울이는 미래설계사입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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