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설치 10억 이상 들어…중·일·제주행 경쟁력 충분
직장인 김모(29'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25일 부산에서 쾌속선을 타고 일본 큐슈 지방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뱃삯과 숙박 비용은 15만5천원이다. 김 씨는 당초 여행사로부터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면 같은 조건에 22만원으로 충분하다는 얘기를 듣고 티켓을 구하려했지만 실패했다.
김 씨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와 같은 대형 항공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배편이나 저가 항공사를 찾다가 결국 배를 이용하기로 했다"며 "대구공항에도 저가 항공사가 취항해 일본 여행을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국내 및 해외 여행 수요가 대폭 늘었지만 대구 국제공항의 노선이 턱없이 부족해 여행객들은 저가 항공사 유치를 통한 노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에 비해 20, 30%가량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선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저가 항공사를 유치하면 여행객들의 불편도 덜고 대구공항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공항의 국제선은 중국 베이징'상하이'선양 등 3개 정기 노선과 홍콩 등 일부 아시아권으로 가는 부정기 노선이 전부다. 국내선도 대구~인천행이 하루 두 차례, 대구~제주행은 하루 일곱 차례다. 대구공항의 노선 부족으로 이용객들도 줄고 있다. 2007년 31만 명을 정점으로 2008년 23만1천 명, 2009년 9만1천 명까지 줄었다. 2010년엔 12만9천 명, 지난해는 16만6천 명으로 다소 늘었지만 2007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국내선의 경우 저가 항공 이용객들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제주항공'에어부산'진에어 등 5개 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2008년 9.7%에서 2009년 27.4%, 2010년 34.7%, 2011년 40.5%까지 뛰어올랐다. 청주공항과 군산공항은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취항하면서 일본과 중국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대구시도 올 3월 저가 항공사 유치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저가 항공사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가 없다. 이 조례는 국제 항공노선 신규 개발에 따른 항공사업자 결손금의 일부와 공항 시설 사용료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저가 항공사들이 대구공항에 지점을 설치하려면 10억원 이상 자금이 들어 주저하고 있기 때문에 결손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다"며 "내년 예산에 구체적인 지원 금액 등을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대구공항에 저가 항공사가 들어오면 일본'중국'제주도행은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대형 항공사들과의 관계 때문에 유치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대구공항의 저가 항공사 유치를 고대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여행사 관계자는 "김해공항에 저가 항공기가 취항하면서 부산'경남 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 여행을 할 기회가 생겼고, 외국인들도 부산으로 더 많이 오게 됐다"며 "대구공항에도 저가 항공이 생기면 외국 여행객들이 대폭 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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