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 출장가는 길 잠깐 휴가…여수 엑스포 관람·집에서 독서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본격적인 여름휴가시즌이 다가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경기가 위협을 받으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은 하반기 회사 경영전략을 세우느라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휴가'와 '경영' 사이에서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구지역 경영자 대다수는 올여름 일과 휴가를 함께하는 복합형 휴가를 선택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김동구 회장은 올여름 제주도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 휴가를 함께 보낼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오전 일정에 각종 세미나와 특강이 몰려 있고 오후에는 휴식이 가능한 자유시간이기 때문이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제주도 포럼에 다른 지역 업체 대표들도 참여한다"며 "이들 역시 휴가를 포럼과 함께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 속에 국내외 출장을 통해 휴가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이들도 있다.
엔유씨전자 김종부 대표는 다음달 해외 출장을 계획했다. 김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 참관해 새로운 아이템도 구상하고 바이어와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며 "마음먹고 휴가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해외 출장지에서 틈틈이 휴가를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자동차 와이퍼를 생산하는 캐프의 고병헌 회장은 국내에서 휴가와 함께 하반기 경영 전략을 구상하기로 했다. 고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여수엑스포를 찾아 휴식과 경영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고 회장은 "여수엑스포에는 세계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중심인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며 "관광과 경영을 한번에 해결하려 한다"고 했다.
국내외를 오가는 경영자와 달리 한국OSG 정태일 회장은 '휴가'를 아예 반납했다. 회사에서 '업무'로 보낼 계획이다. 정 회장은 "최근 인수한 새 공장에 장비들을 넣고 있다"며 "회사 휴가기간 동안 일부 직원들과 함께 공장 이사 작업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 불안한데 쉬느니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휴가기간에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는 경영자들과 달리 말 그대로 '휴식'을 찾는 이도 있다. 화성산업 이인중 회장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휴가다"며 "어디로 떠날 필요 없이 조용히 하루이틀 집에서 쉬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IT업계는 직원들의 휴가가 자유로운 만큼 경영자의 휴가도 색다르다. 라온엔터테인먼트 박재수 대표는 "올여름 휴가 계획은 없다. 하지만 하루이틀 정도 나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린이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수년째 어린이재단 초록우산 대구지역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구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에 지역 경영자들은 최대한 휴가계획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특히 수출 및 내수 중심, 산업별 특성 등에 따라 휴가 방식이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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