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기부천사 김정윤·서정자 씨 부부

입력 2012-07-23 09:49:58

아동복 수천벌 기증…"기뻐하는 아이들 보면 행복"

서문시장에서 30여 년간 아동복 도매상을 하는 김정윤
서문시장에서 30여 년간 아동복 도매상을 하는 김정윤'서정자 씨 부부가 자신의 매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어렵게 사는 아이들이 예쁜 옷을 입고 밝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서문시장 5지구 2층에서 '달령상사'라는 간판을 달고 30여 년간 아동복 도매상을 하는 김정윤(61)'서정자(59) 씨 부부. 금슬 좋기로 소문난 이들은 서문시장에서 마음까지 후덕해 '기부천사 부부'로 통한다. 옷을 팔다 남거나 계절이 지난 옷은 모두 모아 불우한 아동들에게 기증하고 있기 때문. 올해도 겨울이 오기 전에 옷을 나누기 위해 한두 벌씩 모으는 중인데 벌써 수백 벌 모았단다.

"남대문시장에서 좌판을 하다 서문시장까지 흘러오게 됐습니다. 오랜 세월 시장에서 손뼈가 굵다 보니 힘든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우리가 아동복 매장을 하다 보니 도울 수 있는 일이 불우한 아동들에게 옷을 기증하는 것밖에 없더군요."

수년간 기증한 아동복만도 수천 벌에 이른다. 지난해 봄 문을 연 '달서구 행복나눔가게'에 아동복 1천만원어치 이상을 기증했다. 2009년에는 달서구 용산동 불우이웃돕기 바자회에 1천300만원어치 아동복을 제공했고, 판매 수익금 전액으로 쌀을 구입해 불우이웃에게 기탁했다. 몇 해 전에는 대구 북구청에 1.5t 트럭 한 대 분량의 옷을 기증하기도 했다.

특히 남편 김 씨의 고향인 강원도에 사는 불우 아동을 돕기 위해 많은 옷을 기증해왔다. 2010년에 고성군을 방문해 봄'여름용 아동복 1천벌가량을 기증한 것을 비롯해 그해 겨울에는 태백경찰서에도 겨울 아동복 1천300만원어치를 기탁했다.

"옷을 기증할 때는 물량도 중요하겠지만 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옷 전달에 앞서 한 벌 한 벌 예쁜 포장지로 포장합니다. 이렇게 하면 받는 아이들도 더 기뻐하겠죠."

김 씨 부부는 요즘 경기불황으로 장사가 예전같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나눔의 행복'이 삶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옷을 기증하고 돌아설 때면 마음이 즐겁고 인생의 참맛도 느낀다는 것.

남편 김 씨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나눔의 길에 묵묵히 함께한 아내의 고마움도 잊지 않고 자랑했다. 김 씨는 서문시장 발전에도 노력해 왔다. 전국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의 근거가 된 '재래시장 활성화법'을 마련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2001년 서문시장5지구 회장을 지내던 당시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단과 함께 국회에 '재래시장 활성화법' 제정을 전국 최초로 건의해 법 제정의 빛을 보게 된 것. 서문시장 아케이드 사업 등 현대화 사업도 이 법에 의해 완료됐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자문위원으로 있는 김 씨는 달서구 주민자치위원장 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