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상인들 "숨통 트일만 했는데 또…"

입력 2012-07-23 09:54:12

일부 대형마트 휴일영업재개…전통시장 주차장 다시 썰렁

대구와 경북 지역내 일부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일(2, 4째 일요일) 시행 두달 만인 22일 영업 재개에 나섰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지자체들은 올 4월부터 대형마트 등에 대한 의무 휴업 시행에 들어갔지만 유통업체들은 절차상 문제를 들어 휴일영업 금지 등 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법원으로부터 영업재개 결정을 받아냈다. 22일 영업을 재개한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와 경북 지역내 일부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일(2, 4째 일요일) 시행 두달 만인 22일 영업 재개에 나섰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지자체들은 올 4월부터 대형마트 등에 대한 의무 휴업 시행에 들어갔지만 유통업체들은 절차상 문제를 들어 휴일영업 금지 등 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법원으로부터 영업재개 결정을 받아냈다. 22일 영업을 재개한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일부 대형마트가 휴일 영업을 재개한 22일 오후 대구 동구 효목동 동구시장. 대구지역 이마트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은 만촌점이 인근에 있어서인지 평소보다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한산했다. 상인들은 올 4월부터 둘째, 넷째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쉬면서 '반짝 활력'을 되찾았던 시장에 다시 고객들의 발길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시장 안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최해봉(40) 씨는 갑작스런 대형마트의 영업 재개 소식에 낙담했다. 최 씨는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던 둘째, 넷째 일요일에만 600g에 1만700원에 팔던 삼겹살을 9천500원으로 할인판매했다. 덕분에 매출이 30%나 올라 두 달 전부터는 매주 주말에도 특가판매를 했다.

최 씨는 "대형마트가 다시 영업을 한다고 해서 이미 내린 가격을 올릴 수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과일을 파는 서영교(49) 씨는 "대형마트가 다시 영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달 둘째 일요일보다 물량을 적게 준비했다"면서 "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 휴업하는 날에는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시장에 놀러 오는 손님이 늘어 시장에 활력이 있었는데 이젠 옛일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대구경북 일부 지역 대형마트의 둘째, 넷째 일요일 의무휴업이 법원 판결로 중단되면서 정기휴무일을 변경하고 '노마진 세일'을 늘린 전통시장 상인들은 손님이 줄어들었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또 지자체와 법원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두고 오락가락하면서 상인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같은 날 대구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 반경 1㎞에 위치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4곳이 이날 휴일 영업을 재개하면서 평소 가득 찼던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상인 이한나(48'여) 씨는 "대형마트가 쉬면서 전통시장으로 놀러 오는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지만 오늘은 구경하기 힘들다"면서 "대형마트가 쉬면서 매출도 늘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대형마트 인근에 위치한 중'소형 마트도 울상이다. 서남신시장 근처에 있는 992㎡(300평) 규모의 한 중'소형마트 점원은 "대형마트가 쉴 때는 매출이 20% 늘었는데 다시 또 영업을 한다고 하니 매출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남신시장 현호종 상인회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법원 판결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정부가 성급하게 추진한 탓에 불과 3개월 만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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