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우도에서 살아가는 차도녀와 시골남의 러브스토리

입력 2012-07-23 07:32:43

KBS1 '인간극장' 23~27일 오전 7시 50분

KBS1 TV '인간극장-땅콩 밭 옆 갤러리' 편이 23~27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2001년 5월의 어느 늦은 오후. 청춘에 방황하던 한 여자는 여행을 떠났고, '섬 안의 섬' 제주 우도(牛島)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부산에서 미대를 졸업한 안정희(43) 씨는 그 길로 도시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농부 편성운(40) 씨의 아내가 됐다. 그리고 성운 씨는 우도에 그녀만의 갤러리를 열어주었고, 정희 씨는 그 갤러리에서 12년째 우도와 낭만을 그리며 살고 있다.

특이한 머리모양, 예사롭지 않은 옷차림, 그리고 진한 화장까지…. 정희(43) 씨의 겉모습은 외딴 섬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 번 그림에 빠지면 세상만사 그녀와는 별개이고, 남편 밥 때도 잊어버리곤 한다. 게다가 세탁기 하나 돌릴 줄 모를 정도로 자신이 관심 없는 것과는 친해지려 들지 않는 정희 씨. 그런 아내가 얄미울 법도 하지만, 성운 씨는 그림과 요리에는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하고 열정을 쏟아 붓는 아내가 예쁘다. 시어머니 역시 그런 그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준다.

성운 씨에겐 직업이 여러 개다. 농부와 화가 안정희 매니저, 배관공, 그리고 동네 아들 등. 어머니와 함께 땅콩 농사 지으랴, 아내 외조하랴, 우도에 들어서는 펜션 공사장에서 일하랴, 동네 어른들 일 봐드리랴, 하루 종일 종종걸음이다.

지난해 정희 씨가 슬럼프를 겪으며 그림에 손을 놓았고, 그와 동시에 부부도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성운 씨가 버스 갤러리를 손봐주고 정희 씨가 다시 붓을 들면서 부부의 두 번째 로맨스가 시작됐다. 그동안 새로 그린 그림들로 올레길에서 전시회를 열기로 한 부부. 땅콩 밭 옆 갤러리에선 오늘도 그들만의 꽃이 핀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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