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충돌증후군

입력 2012-07-23 07:57:45

사타구니 통증 대수롭잖다고? 엉덩이 관절염 의심!

엉덩이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관절경 수술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엉덩이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관절경 수술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인체에 있는 관절 중에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고관절(엉덩이관절)은 골반뼈에 있는 비구(움푹 팬 그릇 모양의 뼈)와 대퇴골의 골두(공처럼 둥근 모양의 대퇴골 끝부분)가 만나서 이루어지는 관절이다. 운동범위가 어깨관절 다음으로 많고, 평생 체중을 지탱하고 일상생활이나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위험에 노출되는 곳이다. 고관절 통증을 일으키는 많은 질환들 중에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질환이다. 이 증후군은 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두와 비구 사이에 비정상적인 충돌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엉덩이관절 통증, 가만두면 관절염

걸을 때엔 특별한 불편함이 없지만 몸을 회전하거나, 차에 타고 내릴 때, 오래 앉아있을 때, 바닥이나 낮은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설 때 서혜부(사타구니)에 통증을 호소한다. 또 통증은 없지만 양반자세로 앉지 못하기도 한다.

비구순(비구 끝에 붙어있는 연골조직)의 파열이 있는 경우, 찢어진 비구순이 관절 움직임에 따라 안에 감겨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 관절에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하지만 10~20분 정도 지나면 다시 정상적인 관절 기능을 회복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의 강도와 횟수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진다.

걸을 때에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 이미 오랜 기간 충돌이 일어나서 관절 연골에 손상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처럼 관절 연골이 계속 손상되면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현대 의학으로는 이를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 없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20대 환자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관절 연골을 갖고 있다. 하지만 40대 이후 수술까지 받은 환자들은 다양한 연골 손상이 있고, 이미 초기 관절염이 생긴 상태다.

특히 하키, 골프, 축구, 태권도, 요가 등 극단적인 고관절 움직임을 필요로 하거나 몸의 꼬임이 많은 운동을 하는 경우 고관절 충돌이 발생하거나 비구순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X-선 촬영을 통해 대부분 확인이 가능하며,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진하게 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비구순 파열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확인되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관절경 시술을 통해 원인을 밝히고 치료도 동시에 할 수 있다.

◆관절경 수술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

X-선 사진상 고관절 충돌증후군이 확인됐더라도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며 증상을 일으킬 만한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필요할 경우 항염증제를 복용하는 등의 치료를 6개월 정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치료에도 불구,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을 절개하거나 관절경을 집어넣어 이상이 있는 뼈 부위를 잘라내거나 비구순 파열이 있는 경우 봉합하거나 절제할 수 있다. 어깨나 무릎과 달리 고관절 관절경은 아직 보편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은 아니다.

이유는 다른 관절에 비해 고관절이 매우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이 어렵기 때문. 그만큼 관절경으로 고관절 수술을 하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절개술을 할 때엔 30㎝ 정도 피부를 절개해 고관절을 노출시킨 뒤 원인에 맞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관절경 시술을 할 때엔 1㎝ 정도의 관절경 삽입구 2개 만으로 모든 수술이 이뤄진다. 그만큼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재활도 쉬우며 일상생활로 복귀도 빠르다. 수술 흉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것도 장점이다.

대구파티마병원 정형외과 조영호 과장은 "관절경으로 원인 부위를 확대해서 보기 때문에 MRI로도 보이지 않던 질환 부위를 확인할 수 있고, 수술시 필요한 장면을 촬영한 뒤 환자들에게 보여줘 이해를 도울 수도 있다"며 "수술 후 1주일 이내의 입원이면 충분하고, 만족도도 비교적 높다"고 했다.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정형외과 조영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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