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휴가철이 코앞에 다가왔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고단한 하루하루를 이어온 직장인들에게는 일 년에 한번,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다가오는 시간이 바로 휴가철이다.
휴가의 맛은 아무래도 여행지로 떠나는 것. 여행가방을 꾸리는 순간부터 마음은 이미 뜨거운 햇살이 작열하는 휴양지의 해변으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산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이런 여행 가방 꾸릴 때 여행가방의 무게는 여행 경력에 반비례한다. 여행 횟수가 많은 고수일수록 꼭 필요한 것은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짐은 줄이는 노하우를 갖췄다. 요즘에는 해외여행객들이 급증하면서 여행트렁크가 고작이었던 여행용품 시장에 다양한 아이디어 소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칸칸칸, 분리가 기본
6년 동안 18개국을 다닌 여행 마니아 강효영(32'여) 씨는 여행 때마다 빠뜨리지 않는 것이 접이식 백팩이다. 늘 트렁크 하나와 여권과 지갑을 담을 작은 크로스백 하나를 메고 여행에 나섰던 그녀는 3년 전 터키 여행 때 상당히 불편했던 경험을 하고는 필요할 때 여러 개로 가방을 분리할 수 있는 작은 가방을 꼭 챙겨다닌다. 이스탄불에서 5박을 했던 그녀는 1박 3일 일정으로 밤 버스를 타고 가파도키아 투어에 나섰는데 그 무거운 트렁크를 다 가져가자니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달랑 몸만 가자니 화장품과 세면도구, 잠옷까지 필요한 물건들이 하나둘이 아니어서 작은 가방 하나가 아쉬웠던 것.
이런 여행객들의 수요에 맞춰 요즘은 트렁크 일색이었던 여행가방도 변화하고 있다. 바퀴도 달리고 멜빵도 달린 배낭형 가방이나 2, 3개로 분리돼 따로 메고 다닐 수 있는 다중배낭, 접이식 백팩, 안팎으로 파티션이 다양하게 나뉘어 있는 보스턴백 등 부피는 크지 않으면서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짐을 나눠 담을 수 있는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공항에서 트렁크 속 물건이 쏟아지면서 낭패를 봤던 경험이 있는 변주현(45) 씨는 올여름 인터넷 여행상품몰에서 '트래블백'을 장만했다. 다양한 사이즈로 나눠진 트래블백 파우치는 티셔츠와 바지, 속옷과 양말 등을 종류별로 분류해 넣을 수 있다. 얇은 재질에다 한쪽은 그물 재질로 속 내용물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 편리하다. 예전에는 '검은 봉다리'로 대신했던 용도가 이제는 한결 센스 있는 상품으로 변모한 것이다. 변 씨는 "예전에는 공항에서 짐을 다시 분리하느라 열어놓은 여행객의 트렁크 속에서 여기저기 속옷과 양말이 나뒹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다양한 파우치를 사용하면 한결 깔끔하고 편리하게 트렁크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입었던 옷과 새 옷이 뒤섞이며 난장판이 된 트렁크의 정리를 도와주는 '여행용 압축팩'도 있다.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해 공기를 빨아낼 필요 없이 돌돌 말아가며 팩에 달린 밸브를 이용해 공기를 빼 주면 옷감 손상 없이 부피는 줄일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 상품은 오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센스있는 여행용품을 선보이는 트래블메이트를 비롯해 3년 전 온라인 하나투어샵을 비롯해 씨제이라이온, 락앤락, 텐바이텐 등 업체들이 잇따라 가세하고 있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효율적인 짐 싸기
비행시간이 긴 해외여행지에 갈 경우에는 노트북 검퓨터의 전원 코드와 스마트폰 충전케이블, 다국적 멀티 콘센트 등을 작은 봉투에 담아 꺼내기 쉬운 곳에 보관해둬야 한다. 대기시간이 길어질 경우 자칫 배터리가 부족해 당황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요즘은 항공기 좌석이나 공항 곳곳에 UBS 충전기와 전원 콘센트가 마련된 곳이 많아 케이블만 꼼꼼히 챙긴다면 얼마든지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대기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여행지에 가서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위해 책을 가져가는 이들도 상당수지만 문제는 무게와 부피다. 만약 여행기간이 길다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혹은 전자책단말기 등을 통해 e북을 내려받아 책 읽는 기쁨은 누리면서 부피는 줄일 수 있다.
한때 해외여행 가이드로 5년여를 일했던 박주민(33) 씨는 "트렁크에 여유가 있다면 작은 전기주전자를 넣어가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특히 주머니 사정상 좋은 호텔에 묵을 여건이 되지 않는 이들에게는 필수품. 박씨는 "해외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물이 맞지 않아 배탈이 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럴 때 따뜻한 물이나 국물 등을 즉석에서 끓여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조언했다.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을 빼는 것도 전략이다. 샴푸, 린스, 치약 등의 세면용품과 껌 등은 현지에서 바로 사서 쓰는 편이 편리하다. 특히 상비약 등은 다 챙길 필요 없이 함께 가는 일행끼리 조금씩 나눠 준비해도 좋다.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필수품이라고 할 만한 컵라면은 면과 스프만 빼서 비닐봉지에 싼 뒤 컵은 모두 포개면 차지하는 공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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