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캣/권업 지음/한국경제신문 펴냄
2009년 12월 ISU 여자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던 일본 도쿄 요요기 체육관. 푸른색 경기복을 입은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위해 빙상 위에 섰다. 일본의 안도 미키에 0.6점 뒤진 상황.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무결점 연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시작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부터 삐걱거렸다. 두 번째 3회전 점프를 앞두고 김연아는 순간적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무리하게 3회전 점프를 다시 시도하는 대신 안정적인 2회전 점프를 선택한 것. 그리고 남은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해냈다. 총점은 188.86점. 마지막 주자였던 안도 미키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고, 총점 185.94점으로 김연아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내줬다. 김연아를 피겨 여왕의 자리에 올린 건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이었다.
이처럼 반짝이는 기지를 발휘해 상황을 극복하고 원하는 결과를 이뤄내는 능력을 저자는 '스캣'(SCAT)이라 부른다. 루이 암스트롱이 처음 시작한 스캣은 재즈 가수들이 가사 대신 즉흥적으로 흥얼거리는 창법을 말한다. 스캣은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이자 즉흥적인 애드리브, 순간적인 창의성을 의미한다. 저자는 스포츠처럼 변화무쌍한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 '순간 대처 능력' 즉, 스캣이라고 강조한다.
무슬림의 기도 관습인 살라트에 혼신을 다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나 근친상간의 성폭행을 털어놓는 출연자에게 자신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오프라 윈프리도 스캣을 적절히 이용한 이들이다.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계획된 악보 없이 즉각적이고 창의적인 영감을 연주로 옮기는 스캣 기법을 삶으로 확장한다면 예측하지 못한 위기를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246쪽. 1만4천원.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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