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대구 풀뿌리 합창의 여운

입력 2012-07-20 10:34:13

시의회 임시회 진풍경…19일 시민의 노래 처음 불러

대구시의원들이 19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대구시의원들이 19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대구시민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대구시의회 사무처 제공

'팔공산 줄기마다 힘이 맺히고, 낙동강 굽이돌아 보담아주는,(중략) 우리는 명예로운 대구의 시민, 들어라 드높으게 희망의 불꽃….'

19일 제208회 임시회가 열린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개회에 앞서 시의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대구시민의 노래'를 3절까지 합창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게 의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백기만 작사, 유재덕 작곡의 이 노래는 1955년 만들어졌다. 한때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와 함께 새벽 골목길을 누비던 청소차량의 시그널곡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듣기 어려워진 형편이다.

A4 용지에 적힌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른 시의원들은 다소 쑥스러운 표정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색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응은 꽤 괜찮았다. 한 시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쇼로 비칠까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시의원으로서 자긍심을 높인다는 견해가 더 많다"며 "대구시민의 노래가 더욱 사랑받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후반기 의장단을 새로 선출한 대구시의회는 앞서 이달 9일 임시회 개회 때는 국민의례 도중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 파격을 예고했다. 시의회는 그동안 개회와 폐회 때마다 애국가를 1절씩만 불러왔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발언으로 확산된 종북 논란에 따른 영향이다.

의장단 선거 당시 이 같은 '공약'을 내걸었던 이재술(49'새누리당) 대구시의회 의장은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국회의원을 보며 국가관과 애향심을 더욱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애국가, 대구시민의 노래 부르기를 정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이날 윤리특별위원장에 이성수(63) 의원을 선출했다. 윤리특위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상설화됐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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