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논산훈련소로 입대했다. 입대하던 날 아들은 "엄마, 아빠는 따라오지 마세요. 친구들이랑 갈게요." 이 말이 얼마나 섭섭하던지. 그래도 아들의 한 마디에 섭섭함을 뒤로 한 채 집 앞에서 배웅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날이 갈수록 허전하고 온 집안이 텅텅 비어 버린 느낌이었다. 며칠 뒤, 입고 갔던 사복이 집으로 배달되어 오고 한참을 그 옷을 붙들고 울었다. 한 달째 되는 날, 면회를 할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이 날아들고 그 편지를 받는 순간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면회 가는 날, 이삿짐을 싼 건지 하루 몇 시간 면회 가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짐이 꾸려졌다. 아들의 얼굴을 대하는 순간 까무잡잡한 얼굴, 여드름은 숭숭, 목소리는 쉬어 쇳소리가 났다. 한 달 사이 아들은 말과 행동이 절도있는 군인으로 변해있었다.
오전 11시~오후 4시 30분까지의 면회시간, 21년 내내 바라보던 얼굴보다 그날 몇 시간에 걸쳐 바라본 시간이 더 애틋했던 것 같다. 가족들이랑 떨어져 혼자 훈련소로 향하는 아들의 등을 보고 있자니 또 한 바가지 눈물이 쏟아졌다.
벌써 입대한 지 석 달이 지났고 중간 중간 전화통화도 했다. 이제는 걱정하지 않고 편히 아들의 소식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사랑하는 아들, 엄마는 이제 네 걱정 않으련다. 군 복무 잘해나갈 것을 믿고 제대하는 그날까지 너의 건강한 생활을 기도하며 지내련다. 너도 항상 적극적이고 두루두루 잘 지내며 부디 21개월의 군복무 생활이 너의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성실히 해 나가길 소원한다.
그래도 보고 싶다. 우리 아들! 훈련소로 향하던 아들의 뒷모습을 그리며 엄마가.
최정희(대구 달서구 월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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