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 대구 동구 도학동에는 에너지 낭비가 제로에 가까운 '그린한옥'이 건립됐다. 전통 한옥이 지닌 멋과 디자인 등 전통성과 친환경성을 두루 갖추면서도 불필요한 열 손실이 거의 없는 그린한옥은 대구 지역 업체인 (유)에스와이의 작품이다.
에스와이는 에너지 낭비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그린 건축자재 개발 및 생산하는 전문 기업이다. 단열문에서 시작해 건축 외피 자재까지 분야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준비 중이다.
◆단열문 외길
에스와이는 1996년 '동아산업'으로 창립, 스틸도어(Steel door) 전문 생산 기업으로 출발했다. 1997년 IMF사태로 인해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시적인 경영난을 겪기도 했지만 전임직원들의 자발적인 협력과 노력으로 극복했다. 이후 2001년 상호를 (유)남영으로 변경한 뒤 다양한 스틸도어를 연구 개발했다.
회사는 공동주택용 고급 현관문과 각 분야별 갑종방화문(공구를 철재로 하고 그 양면에 각각 두께 0.5㎜ 이상의 철판을 붙인 문)을 비롯해 각종 스틸도어류를 생산해왔다.
회사의 강점은 오랜 시간 단열문 분야에 연구를 거듭해왔다는 점이다. 창립 때부터 꾸준히 단열문을 생산하면서 끌어올린 기술력이 상당하다. 2003년 한국창호기술협회로부터 도어 부문 은상을 수상했을 정도. 특히 2004년 상호를 에스와이스틸로 바꾼 뒤 내열유리방화문 60분 내화시험에 국내 최초로 합격하는 성과를 올렸다.
2009년에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승서 '고기밀성 단열문 제1호'를 국내에서 최초로 획득했다. 뒤이어 고기밀성 단열문 제2호와 3호 등 최근까지 총 11개의 고기밀성 단열문 인증서를 받았다. 정영용 부사장은 "단열문 부문에서는 기술력이 세계최고 수준이라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고단열문의 열통과율은 0.6W/㎡'K급이다. 회사 관계자는 "열통과율 수치는 전열의 정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데, 수치가 적을수록 단열이 잘된다는 뜻이다"며 "0.6W/㎡'K는 단열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독일기업 제품과 맞먹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단열 소재와 보강 철판으로 인해 문짝의 열전달 경로를 최소화해 실내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단열문을 사용할 경우 냉난방 시 실내 온도가 일반문보다 상대적으로 잘 유지되므로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초단열문은 현재 LH가 시공 중인 곳에 시범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으로 제1회 국가녹색기술대상을 수상했다. 또 올 6월에는 저에너지 친환경 건축 부문에 국토해양부장관 표창장도 받았다.
◆그린 건축 자재 업체 전환
회사는 초단열문을 만드는 기술력을 활용해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건축외피 자재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상호를 현재 이름으로 변경한 뒤 기업부설연구소를 지었다.
정 부사장은 "우리가 그동안 연구 개발한 외피 자재를 업계에 선보이고 인증을 받기 위해서 직접 건물을 지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건축공사업 등록증을 획득한 뒤 설계에서부터 자재를 제작하는 것까지 우리 손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문과 창, 벽 내외부에 센서를 달고 단열효과를 테스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연구소 자체가 우리 기술력과 제품을 시험하는 테스트 베드라고 보면 된다"며 "지하에서부터 지상까지 100여 개의 센서가 실시간으로 온도와 습도 등을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와이가 가진 잠재력은 최근 건축한 '그린한옥'에서도 나타난다. 그린한옥은 지식경제부의 국가R&D 연구사업으로 개발돼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타운으로 조성하는 도학동에 건립된 것이다. 에스와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그린한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했다.
한옥에 대한 단열과 기밀(틈막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 겨울철 추운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음으로써 그린한옥은 신한옥 대비 난방에너지 비용이 9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또 여름날 외부의 뜨거운 열기가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실내도 시원한 상태가 유지된다.
정 부사장은 "한옥의 멋을 충분히 살리면서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한옥은 있지만 무엇보다 냉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인 한옥은 찾기 어려웠다"며 "우리가 연구한 단열 외피 자재를 이용하면 열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한옥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그린한옥을 계기로 회사는 본격적으로 친환경, 그린 건축자재 기업으로 발돋움하려 한다. 자연환기시스템과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 효율성 개선, 외단열 시스템 소재개발, 초고단열 창호 성능개선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계획 중이다.
정 부사장은 "건설경기가 나쁘다지만 지난해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며 "앞으로 건축물의 에너지효율등급 적용이 강화되고 에너지절감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면 그린건축을 표방하는 우리 제품이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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