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상점 내용은 작품, 현대미술 '소품' 전문
지난 2월 대구 남구 대명9동 주택이 밀집한 주택가에 작은 규모의 갤러리 P&C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66㎡(20평) 정도의 작은 공간인 P&C갤러리는 '현대미술 소품 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크지 않지만 1970년대, 대구 작가들이 펼쳤던 대구현대미술제의 꿈과 철학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P&C갤러리는 2월 현대미술가 최병소의 개관전에 이어 6, 7월 이배의 전시를 열었다.
P&C갤러리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의 상점과 그 외양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윈도 뒤로 보이는 것은 현란한 '상품'이 아니라 '작품'이다. P&C갤러리는 윈도 갤러리를 자처한다.
이지현 P&C갤러리 대표는 프랑스의 삐에스 유니끄 갤러리가 이 갤러리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삐에스 유니끄(piece unique) 갤러리는 작품 하나를 유리 전면에 전시해요. 그 작품 하나로 그 작가를 대변할 수 있다는 콘셉트이지요. 그래서 화이트 큐브의 장소에 오로지 하나의 작품만 전시해 갤러리로서 성공을 거뒀어요. 이 공간은 그 갤러리를 염두에 둔 겁니다."
굳이 P&C갤러리가 현대미술 소품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품 전문'이라는 것이 꼭 작품의 크기나 규모가 작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사실 미술작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잠재된 컬렉터들이 많아요. 이분들이 미술작품에 대해 애정을 갖고 즐길 수 있는, 부담없는 크기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싶어요. 공간이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현대미술과 거리감을 좁힌다는 의미도 있지요."
이 대표는 건축가 이현재의 맏딸이기도 하다. 대구현대미술제 원년 멤버로 활동했던 이현재 씨는 네 딸들에게 당시 자신이 활동했던 이야기와 주변 작가들 이야기를 수시로 들려줬다.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서일까. 현재 고등학생인 막내를 제외하고 세 딸 모두 서울예고를 졸업했다. 조각, 섬유공예, 작곡 등 각자 다른 장르를 공부했다.
서울예고와 서울대에서 작곡을 공부한 이 대표는 프랑스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후 한국에 돌아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갤러리를 열었다.
이 대표는 한국미술만이 가진 '정신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인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 정신성을 올곧게 이어받는 화랑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010-9140-6697.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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