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철의 별의 별이야기] 공포영화 '두 개의 달' 소설가 역할 박 한 별

입력 2012-07-19 14:05:09

공포물 벌써 세 번째…물 오른 '섬뜩 연기' 기대하세요

연기자들에게 예쁜 얼굴은 독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연기를 잘해도 예쁜 얼굴만 부각돼 손해를 보기도 하고, 너무 예쁘기만 하고 연기는 못해 논란을 일으키는 배우들도 있다. 조심스럽게 연기력 논란에 대해 말을 건네니 의외로 쾌활한 답변이 돌아왔다.

박한별은 "나는 솔직히 이쪽 분야에 꿈도 없었는데 운이 좋아서 연기자가 된 케이스"라며 "어린 나이에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힘들었던 것도 없었다. 내가 봐도 '내 연기, 정말 아니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언제부턴가 그런 평가를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예전에 좀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은 하긴 했죠. 지금도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연기는 잘 못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20살 때보다는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저도 사람인데 9년 동안 경험하고 배우면서 자연스러워졌겠죠. 아마 10년 뒤에는 더 잘하지 않을까 싶은데요?"(웃음)

공포영화 '두 개의 달'(감독 김동빈)은 박한별의 예쁜 얼굴만 부각되지는 않는다.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을 배경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나게 된 세 남녀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서, 그는 공포소설 작가 소희로 나온다. 특히 후반부 자신의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가 돋보인다. '여고괴담3:여우계단'과 '요가학원'으로 공포영화에 두 번이나 출연했던 그가 또다시 공포 장르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한별은 "이 영화가 공포영화의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미스터리 공포로 장르가 분류되는데 그 표현만으로는 만족이 안된다. 생각할 것도 많고 하니 또 다른 장르의 이름이 더 붙여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영화를 보고 나온 지인들이 '그래서 네가 사람이라는 거야? 귀신이라는 거야?'라고 서로 내기도 하시고, 저한테 물어보자고 해요. 그런 반응이 너무 좋아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는 반응을 기대했거든요. 관객이 영화에 대해 많이 물어봤으면 좋겠어요."(웃음)

비교적 적은 비용인 5억원(순제작비)으로 약 한 달간 밤샘 촬영을 하며 몰입했다.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 효과를 냈다고 해야 할까. 엄청난 먼지 탓에 비염이 있던 그는 콧물을 계속 흘리며 촬영에 몰두하기도 했다. 또 피부 트러블로 고생을 했다. 그래도 현장은 유쾌하고 즐거웠다. 특히 라미란'김지석'박진주 등이 '행복 에너지'를 발산했다고 회상했다.

아쉬운 건 영화 흥행을 예감할 속설을 경험한 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것 있잖아요. 촬영할 때 귀신도 찍혔으면 좋겠고, 우리 가운데 한 명에게 기이한 현상이 생긴다거나 하는 거요. 하지만 그런 기운을 느낀 사람이 연기자, 스태프 중 한 명도 없었어요. 제가 겁이 없는 편인데 다른 배우들은 저보다 더 해요. 정말 다들 밝은 성격이시더라고요."(웃음)

'같이 출연한 김지석은 군 제대 후 첫 영화인데…'라며 남자친구의 군 입대와 결혼에 대해 에둘러 물었다. 2007년 케이블 드라마 '커플 브레이킹'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던 "지석 오빠가 어른스럽게 많이 변했다"고 한 그는 결혼 계획에 대해 "일단 군대부터 갔다 온 후에"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내 주위에 있는 남자 중에 지석 오빠만 변했더라. 병장을 거치지 않고 제대했으면 모르겠는데 병장 동안에 똑같아지고, 제대 후 한 달 지나니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있더라"며 웃는다.

최근 박한별을 빠져들게 한 건 울랄라세션이다. 케이블채널 '슈퍼스타K3'에서 너무 자유롭고 즐겁게 무대를 즐기는 이들에게 매료됐다는 박한별. 방송 현장도 찾았고, 이후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콘서트와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녹화에도 찾아가 대중으로부터 "박한별은 울랄라세션의 광팬"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박한별은 "팬인 건 맞는데 초대받아서 간 것"이라며 새초롬하다. "임(윤택) 단장이 '불후의 명곡'에 나가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해서 가긴 했는데 솔직히 '이것까지 가면 너무 심하게 광팬인 것처럼 보일 텐데…'라고 고민했죠. 울랄라세션도 우리 영화 시사회 오는 것으로 합의하고 갔는데 못 왔어요. 여행을 갔더라고요. 좀 서운하긴 했는데 어쩔 수 없죠."(웃음)

박한별은 "임 단장이 미안했는지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 두 개의 달 흥해라. 공포, 스릴러는 역시 박한별이 갑입니다'라는 글을 적었다"며 좋아했다. 이어 "울랄라세션만이 가진 행복한 인생의 가치관이 나와 너무 똑같더라"며 "얘기를 하다 보면 소름 끼치게 비슷한 게 많았다. 임 단장도 자기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처음이라고 했다"고 즐거워했다.

무엇이든 기대치가 낮아 "행복을 잘 느낀다"는 박한별. 이번 영화에 대해서 "'대박이야'라는 소리까지는 아니더라도 못한다는 얘기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며 "'영화 볼만한데?'라는 반응 이상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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