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의 '외씨버선길'. 숲길을 따라 산으로 들어서면 솔 냄새 가득하고 폭포수 소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시원한 반변천의 젖줄은 산행하는 이들의 갈증을 말끔히 씻어준다.
외씨버선길은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버선이란 뜻으로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영양'봉화, 강원도 영월 등 4개 군의 마을길과 산길을 이은 길이다. 외씨버선길이라는 이름은 영양 출신인 시인 조지훈의 시 '승무'(僧舞)에서 따왔으며 총 170㎞의 생태'문화 탐방로로 활용된다.
이달 8일 김상수(54'의성군 의성읍) 씨는 평소 산행을 즐기던 여동생 휘자(52'대구시 달서구) 씨의 권유로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 외씨버선길을 찾았다. 경사가 완만해 무리가 되지 않고 팔순 노모와 동행하기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길의 입구에서 산행하는 사람들의 무탈 기원을 빌어주는 듯 서 있었다. 외씨버선 모양의 돌 조형물 또한 방문객을 더욱 설레게 했다. 10여 분쯤 걸어 오른쪽으로 산자락을 돌아서니 적송의 숲이 길 양쪽으로 펼쳐졌다. 김 씨의 노모는 "솔 냄새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한다"며 즐거워했다. 휘자 씨는 노모에게 부러진 나무를 이용해 간이지팡이를 만들어 주며 "산이라 어머니와 함께 온다는 게 걱정이 됐는데 경사가 완만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옛 국도를 따라 1시간 30분 정도를 걸었을 때 재미있는 우체통이 발견됐다. 빨간색과 녹색이 한 쌍인 우체통 사이로 '꼭 1년 후에 부치니 의미 있는 편지를 우체통에 담아 달라'는 문구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칠 밭길'로 접어들 때쯤 반변천의 발원지를 만나게 됐다. 낙동강의 제1지류이며 영남의 젖줄, 반변천은 아주 작은 산 개울에서 시작됐다. 흔들다리를 건너 계곡을 따라 경치를 구경하다 보니 벌써 외씨버선길의 종착인 윗 대티골에 도착했다. 3시간 동안 산행을 즐기며 약 5㎞를 걸었다. 김 씨는 "어린 조카들부터 나이 든 부모님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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