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색 블라우스 구매, 가는 곳곳 사인 공세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는 요즘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자주 입는다. 이달 10일 대선 출마 공식 선언 때도 그랬고 17일 대구 방문에서도 그랬다. 물론 새누리당의 로고색이 '크림슨 레드'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대구의 한 패션쇼핑몰에서 정작 구입한 옷은 상아색 블라우스였다. 17일 오후 중구 동성로의 의류 매장을 찾은 박 후보는 요즘 유행이라는 오렌지색 블라우스를 추천받았지만 주저하는 눈치였다. 몇 가지 옷을 몸에 대보기도 하다가 결국 황금색 단추가 달린 상아색 블라우스를 선택했다. 옆 가게에 대뜸 "저한테는 어떤 색이 어울릴까요"라고 물어 "파란색이나 상아색이 어울린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가격은 3만3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대폭' 할인받았다.
색채 전문가인 영진전문대 이병두(52'시각디자인 전공) 교수는 "상아색은 튀거나 자극적인 색깔이 아니어서 박 후보가 가장 무난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며 "상아색은 여성의 고상함, 결백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고향인 만큼 박 후보 주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한 옷가게 주인이 "대구 사람들이 돈이 없어 장사가 안 된다. 대통령이 되면 대기업을 유치해서 대구를 살려달라"고 하소연하자 박 후보는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또 상가 커피숍에선 10여 분 동안 즉석 사인회를 갖고 스마트폰, 지갑 등에 일일이 사인을 해주거나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인기를 과시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도 시민들과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이어나갔다.
앞서 이날 오전에 교육정책 공약을 발표한 대구 안일초교에는 박 후보와 다소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이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곳의 지역구(동구을) 의원인 그는 행사 30분 전에 도착, 김태환'서상기'윤재옥'홍지만 의원 등과 함께 박 후보를 맞았지만 악수하거나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학교 강당에서 열린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 관람 때도 박 후보의 바로 옆에는 조윤선 캠프 대변인이 앉고 그는 그 옆에 앉았다. 다른 의원들이 오후 4시쯤 박 후보와 같은 기차를 타고 상경한 데 비해 유 위원장은 일찍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유 위원장은 "박 후보의 동구 방문이 오랜만인데다 같은 당 의원으로서 당연히 나와서 인사하는 게 도리가 아니겠느냐"며 "따로 인사할 틈이 없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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