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물빠짐 제때 안돼, 토지구획지구등 5천㎡ 잠겨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낙동강 칠곡보 인근 들판이 큰 침수피해를 입고 토지구획정리지구에도 물 빠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오후 6시쯤 칠곡군 석적읍 칠곡보 200여m 상류의 낙동강 포남제1배수문 옆의 남율갯벌들 상당 부분(5천980㎡)과 주변도로가 흙탕물에 잠겼고, 인근 남율2토지구획정리지구(54만㎡)도 물 빠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큰 피해를 냈다. 이날 석적읍에는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90㎜를 비롯해 하루 동안 모두 101㎜의 비가 내렸다.
칠곡군 등은 이번 피해가 낙동강사업의 하나로 시행한 포남제1배수문 공사의 설계와 시공이 잘못돼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남제1배수문은 남율갯벌들, 남율2토지구획정리지구, 석적읍 소재지의 우수를 낙동강으로 배수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남율리 주민들은 "낙동강사업 전 자연배수하던 때에는 이 정도 강수량에 침수사고가 없었다"며 "낙동강 사업을 졸속으로 하면서 발생한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칠곡군 관계자는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펌핑용과 예비용 등 분당 10t 이상의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펌프 3기를 설치하도록 설계가 반영됐어야 했는데, 2기만 설치했다"고 사업시행자인 부산국토관리청을 비판했다.
포남제1배수문은 기존의 자연배수하던 방식의 수문(3m×3m×3기)에서 낙동강사업을 하면서 강제배수하는 방식으로 재설치했는데, 현재 4m×5m의 수문 2기와 분당 10t의 배수용량을 가진 펌프 2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배수문 바닥높이는 해발 22m인데 반해 둑 너머의 낙동강 관리수위는 25.5m로, 낙동강 사업 전 평균수위 18.38m보다 7m 이상 높아진 수치다. 이 때문에 전에는 배수문을 열면 자연배수가 됐지만, 이젠 배수문을 열 경우 낙동강물이 역류되고 최대 홍수위(29m)에 이르면 역류현상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칠곡군 등은 이 지역의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배수용량 확보가 관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산국토관리청은 예산 부족을 핑계로 최소의 배수펌프 설치와 낙동강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수문 시공사인 삼환기업도 턴키 입찰방식이기 때문에 100억원가량이 들어가는 대규모 배수펌프시설 공사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남율2토지구획정리지구 김종욱 효성건설 소장은 "집중호우 시 포남제1배수문 주변의 침수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충분한 용량의 펌프장이 갖춰질 때까지 인근 지천과 칠곡보의 관리수위를 낮추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