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꺼라, '발풍기' 틀고 쿨매트 깔자

입력 2012-07-14 07:35:00

'초절전' 여름나기 아이디어 상품 봇물

쿨 매트와 죽부인은 여름 잠자리의 효자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쿨 매트와 죽부인은 여름 잠자리의 효자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올여름 인기를 끌고 있는 발선풍기.
올여름 인기를 끌고 있는 발선풍기.

여름나기 아이디어 상품은 신났고, 에어컨은 울상이다.

에너지 절약이 화두인 올여름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전자유통업체 등에 따르면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0% 정도 떨어졌다. 에너지 절약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에어컨을 장만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소규모 가게의 냉방 온도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에어컨 시장이 더욱 침체됐다는 것이다.

반면 값이 싸고 에너지 소비량이 적은 여름나기 도우미 상품들은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지역 대형마트 등의 여름 도우미 상품(에어컨 제외)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고가의 에어컨이 잘 팔리지 않지만 다양한 여름 도우미 상품의 매출이 늘어나 위안이 되고 있다.

다양한 여름 도우미 상품의 등장으로 직장이나 가정에서 여름나기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직장에서는 실내 냉방 온도가 높아지면서 책상용 선풍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가정에서는 쿨 매트나 아이스팩 등이 열기를 식혀주고 있다. 이마트 만촌점 우병윤(36) 대리는 "올여름은 값비싸고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에어컨 판매량이 줄어든 대신, 값싸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상품들의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올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여름나기 도우미 상품들의 만나봤다.

◆올여름 뉴 트렌드 상품

대형마트 여름 신상품 코너에서 눈에 확 띄는 상품 몇 개를 발견했다. 가장 획기적이라고 생각됐던 상품은 발선풍기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4만9천원. 바이오 항균 및 발 마사지 기능이 있는 일석이조의 상품이다. 전기를 꽂은 상태에서 작동만 하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발마사지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사무실에서 책상 아래에 두고 30분가량만 틀어놔도 업무효율이 높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 김종배(30'회사원) 씨는 "발이 시원하고 편하면 온몸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가 절로 달아난다"며 "올여름 다양한 아이디어상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발선풍기가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쿨 매트는 잠자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효자 상품이다. 열대야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놓지 않아도 이 쿨 매트 위에서 자면 시원하게 여름 밤을 보낼 수 있다. 가격은 1인용 6만9천원, 2인용 9만9천원 정도이다. 대체로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제품에는 열을 빨리 방출하는 특수물질이 들어 있어 침대나 잠자리에 깔아놓으면 시원한 밤을 보낼 수 있다. 더불어 쿨 매트와 똑같은 효과가 있는 베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일본에서 만든 제품과 국내에서 생산한 쿨젤 베개다.

이 밖에도 시원한 촉감의 패드와 홑이불, 전통적인 여름용 천연소재인 인견 이불 또는 방석들도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있다. '오로라 에어컨 이불' '녹차향 사각베개' '머슈룸 홑이불' '수초, 하이드 방석' 등도 여름 상품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죽부인도 인기

찜통더위 속에 남편이나 아내보다 가까이하고 싶은 제품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죽부인이다. 조상들의 지혜가 만든 죽부인은 여름날 잠자리의 동반자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중'장년들이 많이 찾는다. 죽부인은 본인의 체격에 따라, 안고 자기에 적당한 크기의 대'중'소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가격은 1만5천500∼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거실 또는 대청마루에 깔아놓으면 시원한 대나무자리도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여름 특설매장에는 리프접 대자리, 왕골접 대자리 등이 중'장년 부부들을 반기고 있다.

전통적인 여름 상품인 선풍기 역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신상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판매량도 늘고 있다. 특히 탁상용 선풍기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워낙 잘 팔리다 보니 주황'노랑'녹색'검정'흰색 등 원색의 다채로운 색상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색상뿐만 아니다. 다양한 날개 모양과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나와 있다. 써큘레이트, 블로어팬, 박스팬, 레펠, 메탈 미니, 미스트팬, 3단 타워팬 등이다.

집에 에어컨이 없는 전소현(21'여'회사원) 씨는 "집 안 통풍이 잘 되는 편이지만 한여름에는 더위를 견디기 어려워 전기료가 들지 않는 아이스팩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팩은 잘만 활용하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여름 제품이다. 1만원 정도의 비용만 투자하면 발'얼굴'엉덩이 등 열이 많은 부위를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스무디 페이스 마스크 등은 얼굴 마시지 효과와 동시에 얼굴의 온도를 내려주는 일석이조 상품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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