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풍경은 多 모았다

입력 2012-07-13 07:54:49

김종언 개인전 동원화랑

김종언작-
김종언작-'밤새...'

화가 김종언은 한겨울, 눈이 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짐을 싸들고 눈을 향해 달려간다. 전국의 어디라도 상관없다. 눈이 내리는 소도시, 작은 골목을 돌아나설 때 보이는 눈이 쏟아지는 풍경을 사랑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 안에는 늘 폭설이 쏟아져 내린다.

폭설이 쏟아지는 밤, 도시의 풍경은 자못 쓸쓸하다. 가로등 불빛에 어지럽게 흩어지는 눈발만이 도시의 밤을 밝힌다. 깊은 밤, 쏟아지는 눈발을 뚫고 길을 재촉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득하다. 시골의 풍경은 어떤가. 눈이 쏟아지지만 산에 의탁한 낮은 지붕의 집들은 안락해 보인다. 불빛을 밝힌 집의 창에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김종언은 특히 골목, 안개, 새벽, 비, 눈오는 날 등 흐린 날을 유독 좋아한다. 작가는 "처음에는 소재가 필요해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이제는 눈 오는 날 그 자리에 있으면 같이 흐르는 듯 공간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가 찾아내고 그려낸 풍경은 한 편의 시(詩)처럼 아스라하고, 묵직한 감성이 들어있다. 동원화랑에서 21일까지 열리는 김종언의 전시에는 이처럼 한겨울 풍경이 펼쳐진다.

한 여름, 작가는 지난겨울을 떠올려보라고 제안한다. 053)423-1300.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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