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천재가 될 수 있다면…
지난 주말에는 극장가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적어도 몇 주간은 적수 없이 스크린을 독식할 것으로 보이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박스 오피스 2위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는 흥행 측면에서 스파이더맨의 후진이라기보다는 우리 영화 '연가시'의 폭발적 선전 때문이었다. 이런 기세는 주말을 넘어 이번 주 중에도 계속되고 있어 올해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잘 만든 신세대 감각 미드(미국 드라마)의 극장판이라 불러도 무방해 보이는 영화 '리미트리스'가 개봉해 치열한 2파전에 변수를 던질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다.
에디 모라(브래들리 쿠퍼)는 마치 노숙자를 연상시키는 무능력한 작가로 어렵게 얻은 출판계약의 마감 날짜가 다가오지만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에디의 모습 때문에 애인인 린디(애비 코니쉬)에게도 버림받는다.
그런데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전처의 동생이 준 신약 'NZT' 한 알을 복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뇌의 기능이 엄청나게 활성화되어 그의 인생은 하루아침에 바뀐다. 의기소침하던 그는 활동적인 사람이 되었으며 글은 머리에서 떠오르는대로 써진다. 보고 들은 것은 모두 기억할 수 있고 외국어나 복잡한 수학공식도 척척이다. 몸 역시 대단한 체력을 갖게 되고 똑똑해진 머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역시 간단해졌는가 하면 주식 투자로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검증되지 않은 이 약의 복용을 멈출 수 없다.
그런 그에게 증권가의 거물인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은 큰 기업합병을 도와달라고 제의하게 되고 그는 더욱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들뜨지만 남아있는 알약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에디는 위험에 처한다. 그리고 약의 치명적인 부작용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소 황당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의 설정에도 영화는 대단한 몰입도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미드에 열광하는 최근 젊은 세대들의 기호에 맞게 잘 구축된 캐릭터나 이야기의 완성도 자체로 영화를 이끌기보다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의 전개와 화면으로 미국과 영국 개봉 당시 첫 주에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영화가 가진 장르의 다양성 역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원동력으로 보인다. 새로운 약이라는 SF 요소와 이를 둘러싼 추격을 통한 액션, 과연 약 복용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객의 기대라는 스릴러의 측면까지 두루 갖추어 중'장년층이 관람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15세 관람가인 만큼 극장의 주 관람객들에는 만족스러운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범하다 못해 결핍된 젊은 남자가 새로운 약을 통해 세상의 중심으로 향하게 되는 앨런 글린의 SF 원작소설 '더 다크 필드'의 이야기가 가진 역동성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영상 기법들이 발휘된 이 영화에 국내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영시간 105분.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