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자라 함은 한국 국적과 다른 나라의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동시에 가지는 사람을 지칭한다. 젊은 남성인 경우 병역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국내 체류 일정을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 한때 국내에서 잘나가던 가수가 징집을 피하기 위해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가 무대의 뒤편으로 사라지기도 했고, 최근에는 유명 축구선수가 화두에 오른 적이 있다.
20여 년 전, 지금은 작고했지만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는 이중국적을 소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2층 연구실 밖에서 풍물을 치며 현수막을 든 학생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교수를 향해 자진 퇴교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여론몰이가 지나자 곧 잊히며 풍물패의 학생들은 자취를 감췄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을 마친 다음, 미국 유학을 떠난 그는 미국에서 결혼하여 1남 1녀를 낳고, 미국의 대학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 한국으로 건너왔다. 군역(軍役)을 마쳤기에 미필의 타인들과는 구별된다. 그의 아이들은 당연히 미국의 시민이며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했다.
그가 미국의 교수직을 마다하고 한국의 대학으로 이직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님이 남겨주신 사업체가 한국에 있었기에 그 사업체를 정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미국보다 월등한 대우에 적당하게 세월을 보내면서도 존경을 받으면서 살 수 있는 한국의 대학 교수 문화가 그의 구미를 당긴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지도자 중에서 이와 같은 사례를 지닌 인물들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지역 주민을 대표하고, 국민을 대표한다는 지도자가 그의 가족 대부분이 혹은 일부가 미국 국민으로 생활하면서 자신은 이중국적을 소지한 사람은 더욱 가관이다.
극단적 자기중심주의자, 즉 준(準) 사이코패스(An almost-psychopath) 중에 소위 잘 나가는 정치인, 사업가, 기업체 간부, 교수 등이 특히 많다고 하지 않았는가. 주위 사람들을 철저히 이용하면서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사람, 본색을 숨기며 상황 조작에 능하여 반사적으로 거짓말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부류인 이들은 타인이 볼 때는 성공적이고 매력적이며 선호되는 인물로 비친다고 하지 않았는가. 만약 다시 한국전쟁 때처럼 국가변란의 위기가 닥친다면 가장 먼저 보따리를 챙겨서 한국을 빠져나갈 사람은 이들이 아닐까.
이들로부터 해악을 입지 않으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준 사이코패스에 이중국적을 겸한 사람이 정치지도자로 우뚝 서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 제시보다는 표를 의식한 인기몰이에 급급하며 국민들을 호도하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그들에게 맞설 힘이 부족한 소시민인 경우 그저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어야 하는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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