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술 인재가 경쟁력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제조업'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기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기술'이 산업발전 및 경제성장의 주춧돌이라는 인식 변화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인재 양성 및 채용 바람이 불고 있는 것.
1970, 80년대 대한민국 산업화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했던 대구는 기술 인재의 요람이다. 기술 인재는 대구 경제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역의 우수한 기술 인재들이 지역 산업 현장 구석구석에 뿌리내릴 수 있다면 청년 실업난과 중소기업 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제조업 체질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기술 인재인가?
유럽 재정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독일 경제의 원동력은 '중소기업'이다. 이른바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시장점유율 세계 1~3위 중소기업이 1천 개가 넘는다. 독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다름 아닌 '기술 인재'다. 독일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기술을 중시하고 떠받드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난다. 전체 청소년의 60% 이상이 직업학교로 진학해 마이스터(meister'명장)로 성장하고, 중소기업에 자리 잡는다.
상대적으로 기술'기능 육성에 소홀했던 국내 기업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2009년 9월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제조업의 힘은 현장에 있으며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 인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제기능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기능대회 출신 인력 345명을 뽑았다. 삼성이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가 산업 현장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기술 인력의 저력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현대중공업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에게는 회장 표창과 함께 최대 2천만원의 포상금, 2년의 경력 가산 혜택 등을 부여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기능장 자격 취득자에게 100만원, 기사 자격 취득자에게 5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한다.
◆기술 인재 채용 확산
지역의 중소기업에서도 기술 인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삼보모토스는 매년 10명 이상의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채용하고 있다. 이재하 대표는 "고교 때부터 전문적인 기술을 체득하고 회사 실습과 병행하기 때문에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다"며 "주변의 다른 업체들도 앞다퉈 우수한 고졸자를 채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창산업은 마이스터 특성화고 지정 이후 1기 졸업생을 배출하는 경북기계공고와 현장 인력 채용을 협의하고 있다. 박창호 이사는 "지난해 조일공고 등 특성화고로부터 20여 명의 고졸자를 채용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고졸자를 계속해서 채용할 수 있도록 경북기계공고와 MOU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과 대구교육청은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 인재 채용 확산에 발맞춰 2012학년도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남공고와 경상공고, 대구달서공고, 대구전자공고 등 대구지역 4개 특성화고가 104개 기업들과 협약을 체결, 284명의 학생을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로 양성하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대구 특성화고 경쟁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인력양성 지정 학교뿐 아니라 지역 내 모든 특성화고가 지역 중소기업들과의 협약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를 기술 인재의 요람으로
대구 특성화고는 기술 인재의 요람으로, 선 취업 후 진학 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간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모두 10차례나 (최)우수 인력 양성 기관에 이름을 올린 경북기계공고는 현재 3학년 재학생 300명 가운데 100여 명이 삼성계열사,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코오롱, 한화그룹, 포스코 등 대기업에 취업을 확정 지었다.
경북기계공고를 비롯한 대구 20개 특성화고 취업률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4월 1일 현재 대구 특성화고 취업률은 39.9%로 지난해 24.1%보다 15.8% 포인트나 올랐다. 대구교육청은 내년 취업률 목표를 60%로 올려 잡고 특성화고마다 취업지원관과 산업체 우수강사 등을 배치했다.
이달 말 대구에는 지역 기술 인재들과 지역 우수 기업을 매칭하는 전국 최초의 산'학'연'관 기술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출발한다. 대구테크노파크가 지역 특성화고 우수 학생들의 '젊은 인재, 기술 명장' 양성을 목표로 지식경제부, 대구시, 대구시교육청과 함께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것. 테크노파크는 취업률 향상을 위해 쌍용머티리얼㈜, ㈜희성전자 등 대구경북 지역 28개 중소중견기업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송기호 대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센터장은 "특성화고 출신 젊은 인재들이 첨단 신산업에 기여하는 현장전문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대구 기업들에 지역 우수 기술 인재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노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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