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장 단골집] <115> 팔공산 지역아동센터-산마을 곤드레 산채밥

입력 2012-07-05 14:17:34

고향의 냄새 돋우는 산채 밥상…보는 맛까지 푸짐

팔공산은 정말 매력 있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조용한 분위기의 찻집과 카페, 맛있는 밥집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녹음이 우거진 요즘, 오솔길마다 그늘을 만들어 주고 맑고 시원한 바람을 선물한다. 좋은 음식도 멋진 산처럼 건강을 선사한다. 좋은 재료에다 주인의 정성이 깃들어져야 멋진 음식이 탄생한다. 최고의 음식은 주인의 맘과 손끝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칠곡군 동명면 동부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산마을 곤드레 산채밥'은 건강 영양식 집으로 유명하다. 권연희 사장이 산채음식 전문가로 소문났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큰 지리산 산채한정식'을 오랫동안 경영하고 있으며, 1년 전 '산마을 곤드레 산채밥'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곤드레 산채밥뿐 아니라 건강 약선밥과 연잎밥, 건강밥 등 다양한 건강식이 즐비하다. 오랜 단골인 팔공산 지역아동센터 황화석 대표(경북대 지역개발연구소 연구원)는 "'무슨 밥을 선택할까'라는 고민조차도 즐겁다"며 "모두를 맛보기 위해선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은 '건강 약선밥'을 선택했다. 미리 예약했던 터라 곧 음식상이 차려졌다. 기본 상차림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다양한 산나물 종류가 깔끔하고 맛깔스럽게 보였다. 새로운 음식이 등장할 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 대표는 음식 마니아다. "주인이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기 위해 늘 노력하는 곳은 손님이 먼저 알아차리고 찾아온다"며 전문가 수준의 평가를 했다. 설미정(사회복지사) 씨도 "직원 회식이나 귀한 손님 접대를 위해 자주 오는 편인데 그때마다 기본 반찬이 변화를 보여 늘 새롭다"고 말했다. 채소에 둘러싸인 두부와 도토리묵에 얼른 손길이 간다. 보기가 좋으니 당연히 맛도 좋은 법. 모든 음식은 짜지 않고 담백해 부담감이 없다. 상차림의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음식은 고추장 더덕구이다. 살짝 구운 더덕을 한 입 베물자 상큼한 더덕향이 입안에 한가득 퍼진다. 사근사근 씹히는 감각도 좋다. 유황오리도 입맛을 유혹한다. 절인 무 위에 유황오리 한 조각과 겨자소스, 채소를 얹어 돌돌 말아 싸먹으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돌솥밥이 등장했다. 뚜껑을 열자 노란색, 자주색 영양밥이 고개를 내밀었다.

권 사장은 "노란색의 상황버섯밥은 은행을 첨가해 남성에게 좋고, 연꽃 씨로 만든 자주색밥은 섬유질과 무기질, 단백질이 풍부하고 항산화 기능이 우수해 여성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상황버섯밥과 자색밥은 10여 가지의 한약재를 푹 고아 우려낸 국물로 만든 건강밥이다.

팔공산 지역아동센터 최정은 시설장은 "모든 음식이 고향냄새를 풍겨 정겹다"며 "자연식이라 많이 먹고 나서도 속이 편하고 늘 귀한 손님처럼 대접을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교사도 "평소 나물 음식을 즐기는 편인데 이 집 음식이 입맛에 꼭 맞다"고 했다. 사랑의 봉사단원 김정혜 씨는 "노란 상황밥과 자주색밥은 다른 식당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밥이라 늘 오고 싶은 집"이라고 말했다. 박영주 봉사단원도 "산채밥과 모든 반찬이 한결같이 담백하다. 울릉도 갔을 때 먹었던 나물 음식의 맛과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뚝배기에 담긴 칼칼한 된장 맛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이라 먹을수록 정겹다.

권 사장은 "산채가 모두 강원도 산 자연식이라 소화가 잘 된다"며 "손님들이 만족스럽게 식사하는 모습이 제겐 행복으로 새겨진다"고 했다.

건강약선밥은 1인당 1만6천원, 곤드레산채밥 1만2천원, 연잎밥 1만5천원, 더덕영양밥 1만3천원이다. 약선오리찜은 2만7천원(소), 3만5천원(대)이다. 예약은 054)975-5688.

##추천 메뉴-연잎밥

쫀득한 찹쌀밥 위에 은행'호박씨…산채 반찬 찰떡 궁합

연잎밥은 기품이 느껴진다. 차곡차곡 접혀 있는 연잎을 조심스레 열면, 연잎을 머금어 반지르르한 윤기가 흐르는 황토 빛깔이다. 그 속에 은행과 호박씨 등 다양한 보물(?)이 숨어 있다. 찹쌀로 만들어 쫀득한 맛을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권연희 사장은 "심신을 편안하게 하고 안정되게 하며,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 작용을 촉진시킨다"고 소개했다.

연잎밥은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먹기 좋을 정도로 간간하다. 하지만 산채와 더덕구이와 함께하면 더 좋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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