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비용 크게 절감 효과
'도지사님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편지를 올리게 된 것은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한 낙동강 정비사업이 안겨준 '건강한 물'의 알찬 성과를 톡톡히 경험하면서 이에 대한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자 함입니다.'
'당사는 낙동강 취수원에서 공업용수를 받아 각종 유기물을 정제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으나 사업 이후 '건강한 물'이 공급돼 비용절감으로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지난달 20일 구미국가산업단지의 A대기업 대표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는 낙동강사업 이후 A사가 공급 받아온 공업용수의 유기물 농도가 낮아져 정제비용을 크게 절감해,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4대강 사업의 성과에 대한 감사의 말씀'이란 제목으로 A4 용지 2장 분량에 빼곡히 쓴 편지는 4대강사업의 혜택에 따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으로 마무리짓고 있다.
이 편지는 4대강사업의 찬반 양론과 효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본지가 A사를 비롯해 구미국가산업단지 업체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낙동강 취수원을 통해 공업용수를 공급받는 상당수 업체들이 공업용수 정제비용 절감과 제품 품질향상 등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초순수(超純水, 오염 물질을 전부 제거한 물)를 사용하는 구미공단 반도체 업체들은 매년 겨울과 봄 갈수기에 각종 유기물의 농도가 높아 제품 불량이 많고 비용 부담이 컸으며, 일부는 봄 모내기 철을 전후해 화학비료와 농약성분 등이 다량 함유된 공업용수를 정제하고 제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했다.
국가국가산단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낙동강사업 이후 낙동강 수량이 풍부해지고 유기물 농도가 현저히 낮아지면서 공업용수 정제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품질이 높아져 연간 십수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
반도체 제조업체인 구미 3공단의 A사는 낙동강사업이 끝난 뒤 올해 상반기까지 지난해와 비교해 유기물 정제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제품 불량률도 크게 떨어져 전체 비용을 10% 가량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올 연말까지 그 효과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A사에 따르면 낙동강사업 이전인 지난해 5월과 6월의 공업용수 총 유기농도(TOC:Total Organic Carbon)가 최대 13.81ppb이던 것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총 유기농도가 5∼7ppb로 낮아졌다는 것.
이에 따라 이 공업용수를 초순수로 정제하는 약품 8종류의 투입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제품 불량률도 1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A사 관계자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초정밀 기계 또는 핵심 소재의 경우 수질에 따라 제품에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면서 "기존 공업용수에 비해 유기물 농도가 3분의 1에 불과한 건강한 물을 공급받기 때문에 그동안 갈수기 때 겼었던 불안이 말끔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구미 3공단에서 역시 공업용수를 초순수로 정제해 사용하는 B사도 유기물 정제비용이 크게 줄고 제품불량률도 떨어져 전체 비용의 20% 이상인 연간 40억여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와 경쟁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B사 관계자는 "최근 104년 만에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예년 같으면 공업용수 부족 등으로 공장가동 중단을 걱정했어야 했다"며 "다행히 낙동강에 풍부한 수량이 공급돼 이젠 물 걱정은 덜었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국가산단에서는 1천여개 업체들이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으로부터 공업용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