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저수지 둑높이기, 가뭄 예방효과 기대

입력 2012-07-04 16:26:42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는 가장 뜨거운 이슈이며, 우리나라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중부지방에는 104년만에 최악의 5~6월 가뭄으로 농작물들이 타들어 가고 있다. 지난달 이후 강수량은 평년 대비 36%를 기록할 정도로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이 심각하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1,277mm로 세계 평균 강수량 807mm의 1.6배이나,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1인당 수자원 강수량은 세계 평균(16,427㎥/년)의 16%인 2,629㎥/년에 지나지 않아 국제적으로 물 부족 국가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자원 확보는 심각한 문제이며,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이라도 13억톤의 물을 확보한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치수적인 목적에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닐 수가 없다. 특히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가 시행 중인 농업용둑높이기 사업은 극심한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농촌지역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농업은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한 분야이며, 그 중 물은 농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저수지 둑높이기사업은 물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 저수지의 물그릇을 크게 하고, 보다 많이 확보한 수자원을 필요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목적이 있다. 현재 농림수산식품부 보고자료에 의하면 둑높이기사업으로 추가 확보될 농업용수는 2.8억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상북도의 경우 추가저수량은 4천만톤으로 신규저수지 30개 축조 효과가 있다. 사업비는 저수량 130만톤 저수지 1개소당 200여 억원이 소요되며, 이것은 신설 대비 1천600억원의 예산 절감효과가 있다. 새로운 저수지를 축조하는 것보다 예산도 절감하면서 기존 저수지를 이용, 생태계 파괴도 최소화하는 친환경적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저수지들로 용수공급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데 불필요한 국비를 투입하느냐는 시각도 있는데 이것은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고사성어와같은 행동이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그런 시각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가뭄이나 재해를 생각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 적응 증진을 위한 극한 사상과 그로 인한 재해의 위험성 관리에 관한 IPCC의 특별보고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2100년이면 그동안 20년에 한 차례 나타났던 기록적인 폭염이 2~5년 단위로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인 안목으로만 가지고 저수지 둑높이기와 같은 사업을 시행하지 않고 훗날 더 큰 가뭄이 왔을 때는 아무런 대책 없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보고서는 마찬가지로 2100년에는 20년 빈도의 기록적인 강우가 5년 주기로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최대 여름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런 기후변화 속에서 저수지 둑높이기사업을 통해 홍수 조절 능력을 키워 극한 강우으로부터 저수지 하류 지역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저수지 둑높이기 공사가 진행 중에 있어 가시적인 효과는 완공 후 확인할 수 있으며, 2012년 이후 대부분 공사가 준공된 후에는 풍부한 수자원 확보로 올해같이 극심한 가뭄 발생 시 용수공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기후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홍수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다.

또한 갈수기에는 환경용수로도 이용, 수질개선과 소하천들의 건천화를 방지하고 친환경 친수공간을 지역민에게 제공함으로써 농어촌지역에서 한층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수지 둑높이기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류지천살리기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모든 하천에 늘 맑은 물이 넉넉히 흐르고 재해로부터 안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한건연/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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