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 전설 지금부터…세이브 신기록

입력 2012-07-02 09:56:31

369 경기 만에 대구서

'끝판대장' 오승환이 국내 프로야구 세이브 부문 대기록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 전에서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하며 개인통산 228세이브를 거둬 김용수 중앙대 감독이 LG시절 남겼던 227세이브 기록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통산 212세이브를 거뒀고, 올 시즌 16세이브를 보태며 역대 최다인 228세이브 고지를 369경기 만에 달성한 오승환은 예전 김용수(613경기'227세이브)보다 200경기 이상을 앞당겼다.

이날 오승환은 "세이브란 투수 혼자가 아닌 팀 동료의 도움으로 이뤄진다. 포수의 리드와 좋은 수비가 뒷받침됐기에 대기록이 가능했다"며 그 공을 동료와 함께 나눴다.

2005년 4월 27일 대구 LG전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2007년 9월 18일 광주 KIA전서 180경기 만에 100세이브를 찍었고, 지난해 8월 12일 대구 KIA전서 334경기 만에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는 세계 최연소 200세이브 기록이었다.

그리고 7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의 세이브에 관한 모든 기록의 맨 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2006년엔 한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달성하며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섰고, 지난해에도 타이기록으로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시즌 최다 세이브(47세이브), 연속경기 세이브(28경기), 통산 최다 세이브(228세이브). 이 모든 게 오승환의 팔에서 작성됐다.

'등판=승리'의 불패신화를 써오고 있는 오승환은 피 말리는 승부처의 압박을 견뎌내느라 자신의 감정을 감춘 채 공 한 개 한 개에 혼을 불어넣었다. 그의 실투는 곧 팀의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 오승환은 "세이브를 쌓는 것보다 블론세이브(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것)를 하지 않는 데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마무리 투수의 운명과 고뇌를 털어놨다.

경기수가 워낙 차이 나 메이저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608세이브'마리아노 리베라)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지만 오승환은 주니치의 왼손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38)가 쓰고 있는 일본 기록에 도전해볼 만하다. 이와세는 1일 현재 33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와세보다 8살이 어린 오승환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세이브를 쌓는다면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도 그의 것이 된다.

오승환은 자신의 통산 세이브 신기록 행진에 사랑을 담기로 하고 올 시즌 세이브를 추가할 때마다 스마트TV 1대씩을 사회복지 단체에 기증하기로 했다.

한편 오승환이 신기록을 세운 이날 삼성은 넥센을 3대1로 물리쳐 롯데를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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