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믿었던 일본에 의해 섬에 유배된 유길준

입력 2012-07-02 07:46:06

유길준(1856~1914)은 1881년 일본유학 중 두 외국인 스승과 운명적 만남을 가졌다. 일본지폐 1만 엔에 나오는 후쿠자와 유키치 그리고 미국인 에드워드 모스였다.

일본의 우상 후쿠자와는 조선과 중국을 '나쁜 이웃'으로 봤다. 그의 사상은 조선정벌론자의 이론 근거가 됐다. 국비로 일본'미국에 유학한 유길준은 후쿠자와 집에서 지내며 공부했다. 첫 국한문 혼용 서양견문록인 '서유견문'은 후쿠자와의 '서양사정'을 참조했다.

일본에서의 만남 인연으로 그는 미국서 모스의 가르침을 받았다. 모스는 유길준의 유품을 오늘에 전한 사람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바디 박물관엔 유길준이 평소 입었던 저고리와 외출용 갓, 신발 등이 남아 있다. 유길준과 이들과의 관계를 알려주는 편지가 있다. 1896년 오늘 일본 도쿄에서 미국 모스에게 보낸 글이다. "저는 여러 통의 편지를 교수님께 보냈습니다…후쿠자와 선생을 통해 회답을 보내 주십시오. 가족과 셀렘 사람들에게 문안을 부탁드립니다"란 편지다.

셀렘은 미국 국비 유학 1호인 그가 머문 보스턴 외곽 항구도시다. 김홍집 내각 참여와 1895년 단발령 실시 등 조선 개화에 앞선 그는 일본 정부에 의해 일본 섬에서 4년 유배도 당했다. 일본은 그를 이용했다. 믿었던 일본은 조선침략으로 답했다.

정인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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