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뜨거운 사랑을 품은 20대, 나의 사랑은…. 가족을 미친 듯이 사랑해서 너무나 싫다가도 가족 때문에 산다. 일을 미친 듯이 사랑해서 일 때문에 죽겠다가도 일이 없으면 정말 죽을 것 같다. 그 남자를 미친 듯이 사랑해서 죽여버리고 싶다가도 그 남자 때문에 웃는다. 그렇듯 사랑은 내 생명이다.
사랑도 필요에 의해 한다 했다. 살려니 사랑이 필요한 것이다. 사랑을 하면 건강해진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라도 몸에 좋은 호르몬들이 많이 분비되고 면역력과 치유력이 강화된다. 사랑을 하지 않으면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노화가 빨리 오며 감정은 메마르고 잦은 질병에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 노화 방지와 질병에 사랑은 처방전과 유효기간이 없는 특효약이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닌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콩깍지도 갖고 온다. 이런 사랑을 왜 하지 않는가? 간혹 이별이 두려워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가 있다. 맞다. 아프지 않은 이별은 없다고 했던가. 하지만 기쁘지 않은 사랑도 없다. 세 살배기의 사랑도 사랑이고 팔순 노인의 사랑도 사랑이라고 했다. 사랑은 그대로인데 원치 않게 자꾸 나이가 들어 갈 뿐이다.
그 사랑을 왜 두려워하는가. 그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자. 그러니 표현에 눈살 찌푸리지도 말자. 다섯 살 아이가 길에서 서로 뽀뽀를 하면 귀엽다고 미소를 짓는다. 10대 아이들이 뽀뽀를 하면 날라리라고 한다. 20대가 길에서 뽀뽀를 하면 '여기가 미국인 줄 아느냐'며 구시렁거린다. 40대가 길거리에서 뽀뽀를 하면 '분명 불륜이야' 한다.
그러면 팔순 노인이 길거리에서 뽀뽀를 하면 '늙어서 노망났다'고 할까? 유럽에선 인사가 뽀뽀이다. 그만큼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서로의 숨과 심장박동 소리를 공유할 수 있는 건전하고 아름다운 첫 대면의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표현하자. 일도 연애도 사랑을 표현한 만큼 돌아온다.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는 것은 용기 없는 핑계이다. 24시간 중 24시간 일을 하더라도 커피 한 잔 마실 시간 없을까? 그 틈에 미친 듯이 사랑을 하자. 일을 하는 그 단 몇 시간만큼은 미친 듯이 일을 사랑하자.
24시간 중 사랑할 시간은 24시간이다. 원 없이 사랑하다 죽자. 일도, 애인도, 친구도, 돈도, 부모 형제도, 내 아이도 내 이웃도. 죽어서 돈은 못 가져갈지언정 내 심장이 멈추는 그때까지 사랑의 두근거림은 가져가자. 그 어떤 사랑에 손가락질 말자. 그 어떤 이별에 슬퍼하지 말자. 모든 이별엔 값진 사랑이 있었다. 추억에 미소 짓지 말자. 그 추억의 모든 것은 이미 다른 이와 미소 짓고 있다. 지금 사랑하자. 이별하면 어떤가? 그만큼 두근거렸으면 됐지.
김하나 배우'극작가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