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끝없는 수렁으로…인터넷 장애로 재투표 파장

입력 2012-06-28 10:21:09

쇄신위한 새 지도부 선출도

통합진보당이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 폭력사태, 검찰 수사 등의 악재를 털어내고 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진행해 온 새 지도부 선출 작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신(新)'구(舊) 당권파 간의 갈등도 최고조에 이르면서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서버 장애로 중단된 지도부 경선 투표를 무효화하고 내달 2일부터 7일까지 재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당은 28일 긴급 전국운영위원회의를 열어 이 같은 비대위의 입장을 추인할 예정이다. 전국위에서는 경선 파행에 따른 선거관리위원 문책 여부와 함께 현재 인터넷투표 관리를 맡고 있는 업체에 재투표를 맡길지 여부도 결정하게 된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비대위 논의에 앞서 당 중앙선관위와 각 후보 진영, 인터넷 전문가 등이 참가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투표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발생한 문제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투표 최종 결과를 저장하는 투표 값 전 단계의 파일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고 이에 따라 현재 저장된 투표 값이 정확한지에 대해 증명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수준의 결함이 발견된 만큼 재선거가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현장'자동응답 휴대전화 투표 등으로 치러지는 지도부 경선은 일주일가량 늦어지게 됐다.

신당권파가 주도권을 쥐고 추진해 온 새 지도부 경선이 파행으로 치닫자 구당권파가 반격에 나섰다. 부실한 선거관리 책임을 거론하며 당권 후보인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구당권파인 김미희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권에만 집착해 자신들의 행위에 우호적이지 않은 모든 비판세력에 제명 등 극단적인 대처로 일관해 온 강기갑 혁신비대위가 책임질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여론과 당 내부로부터 거센 질책을 받았던 이석기 의원까지 나서 신당권파 압박에 나섰다. 이 의원은 26일 발표한 당의 제2차 부정선거 진상조사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전면 부정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내놨다. 이 의원은 "2차 보고서는 작성의 책임자인 위원장조차 매우 부실하고 객관성'합리성이 결여됐다고 말씀한 만큼 사실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퇴 시기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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