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층서 떨어지는 4세아 주민이 받았다!

입력 2012-06-26 10:54:44

두팔로 안아 기적의 구조 "아이 건강하게 잘 자라 남 돕는 사람 됐으면

6층 아파트에서 떨어진 아이를 맨손으로 받다가 다쳐 치료 중인 이준희 씨.
6층 아파트에서 떨어진 아이를 맨손으로 받다가 다쳐 치료 중인 이준희 씨.

이달 23일 오전 8시 15분. 대구 달서구 죽전동 우방죽전타운 104동 앞에서 한 여성의 다급한 비명이 들려왔다. 그때 같은 아파트 105동 주민인 이준희(51) 씨가 여성의 비명을 듣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아파트 6층 베란다에 아이가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했고 곧장 아이가 매달려 있는 곳의 밑으로 달려갔다. 그가 아파트 아래 화단에서 아이를 받을 준비를 하자마자 아이는 그대로 그의 품 안으로 떨어졌다. 아이는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기절했고, 그도 아이를 안은 채 그대로 쓰러졌다. 다행히 아이의 맥박은 정상적으로 뛰고 있었고 잠시 후 아이가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이 씨가 6층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기적처럼 구해 낸 순간이었다.

발코니 난간에 걸어놓은 세탁물이 떨어져 아이 엄마가 아파트 밖으로 세탁물을 주우러 간 사이 네 살배기 아이가 발코니 밑을 쳐다보다 그만 난간에 매달리면서 사태가 벌어졌다.

이 씨는 "고등학생인 아들을 학교에 태워주기 위해 밖에 나와 있었는데 여성의 비명이 들려 그쪽을 쳐다보니 아이가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며 "저 아이는 내가 어떻게든 받아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바로 아이가 있는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평소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현재 아이를 받아 안을 때의 충격으로 부상을 당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며 내가 구한 아이가 나중에 자라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돕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이 씨를 보고 "정말 용기가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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