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장 소음때문에 이 더위에 문도 못열어"

입력 2012-06-25 11:00:12

[독자와 함께] 사설 야외 체육시설 늘면서 소음 조명 공해 주민과 마찰

야외 체육시설이 소음과 불빛 공해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1일 밤 대구 동구 한 주택가 풋살장에서 축구 동호인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야외 체육시설이 소음과 불빛 공해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1일 밤 대구 동구 한 주택가 풋살장에서 축구 동호인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풋살장과 야구장 등 사설 야외 체육시설이 소음과 조명 공해를 일으키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달 20일 오후 대구 동구 입석동 K-2 비행장 근처의 한 풋살장. 이 풋살장은 폭이 약 20m인 실개천을 사이에 두고 주택가에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풋살 경기 때 소음이 주택가에 그대로 전달된다. 지난해에는 경기장 소음문제로 싸우다 한 주민이 폭행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주민 이인석(50) 씨는 "풋살장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풋살장에서 다소 떨어진 곳으로 집을 옮겼는데 소음이 자꾸 들려와 여름에는 문도 열지 못한다"며 "방음벽 설치 등 소음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풋살장 측은 "방음벽 비용 3억원을 감당할 수가 없어 설치하지 못했다"며 "소음문제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호루라기를 사용하지 말도록 하는 등 소음 방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 침산동 오페라하우스 옆 공터에 있는 야구장도 소음 및 조명 문제로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 야구장 뒤편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은 오후 11시가 넘어도 야구장에서 들리는 선수들의 함성과 배트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한라스카이빌 이윤원 관리사무소장은 "높은 층에 사는 주민들은 시끄럽다는 민원을 관리사무소로 제기한다"며 "취미생활을 즐기는 건 좋지만 이웃주민들이 잠을 못 자는 등 피해를 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사회인야구연합회 최종문 사무국장은 "민원 발생이 많다는 사실 때문에 야구장을 이용하는 팀 대표들을 모아 사용시간 조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야구장이 들어서면서 우범지대였던 이곳이 밝아진 측면도 있다는 점을 주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구청 등에 소음과 조명 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하지만 구청은 '규제할 수 있는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단속에 뒷짐만 지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개인이 조성한 풋살장이나 야구장은 구청의 관리를 따르지 않는 체육시설이고 소음진동관리법에도 야구장이나 풋살장은 관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소음'불빛 민원이 들어와도 이를 관리할 법규가 없어 구청은 행정지도만 할 뿐이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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