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KBS2 TV 특선영화 '킹스 스피치' 24일 오전 1시 25분

입력 2012-06-23 14:56:31

영국의 왕 조지 5세의 차남, 버티는 말을 심하게 더듬는 콤플렉스가 있어 여러 의사에게 치료를 받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다. 말을 더듬는 증세 때문에 대중 연설조차 번번이 해내지 못하자,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 왕자 빈은 수소문 끝에 라이오넬 로그라는 언어 치료사를 찾아낸다. 처음부터 왕자에게 신뢰와 평등을 요구하고 왕자 이름을 부르는 등 파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라이오넬은 버티와 심한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독특한 치료법을 선보이며 효과를 얻자 결국 버티의 신뢰를 얻는다. 그러던 중 버티의 형, 에드워드 8세가 사랑에 빠진 유부녀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버리고 퇴위하자, 버티는 졸지에 왕위에 오른다.

대중 연설을 두려워해 왕위에 오르는 걸 누구보다도 두려워했던 그는 심리적 압박과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말을 더듬는 증세가 더욱더 심해진다.

이 영화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의 실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조지 6세가 말더듬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그와 그의 언어치료사에 대한 이야기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톰 후퍼 감독은 이처럼 왕이 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았던 조지 5세의 차남 버티와 평생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일은 꿈에도 없을 줄 알았던 호주 연극배우 출신의 괴짜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의 이야기를 유려한 솜씨로 풀어내 평단과 언론,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원치 않았던 자리지만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던 조지 6세, 세계 제2차 대전의 폭격에도 궁을 떠나지 않고 국민들 곁에 남아있었던 그는 여전히 영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왕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현재 영국의 상징으로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2011년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4개 부문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 화려한 볼거리나 통쾌한 액션을 보여주진 않지만, 잔잔한 감동과 적당한 유머, 소소한 웃음거리가 잘 버무려져 있어 잘 만든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콜린 퍼스를 비롯해 제프리 러쉬, 헬레나 본햄 카터의 섬세한 명연기가 압권이다. 러닝타임 118분.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