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구(舊) 당권파가 사활을 걸고 있는 통합진보당 당권 경쟁 과정에서 '야권연대' 논의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신당권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통합진보당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각각 신'구 당권파의 당대표 후보인 강기갑 전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강병기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민회관에서 열린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당 쇄신 방안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징계 ▷당내 계파 갈등 등의 현안을 두고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설전을 벌였다.
먼저 강기갑 후보는 강병기 후보가 구 당권파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는 점을 꼬집으며 "우리의 혁신이 후퇴하는 순간, 정치적 타협이 시도되는 순간 그것을 추진했던 진심과는 다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조속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며 당 내 '새로나기특별위원회'가 권고한 당 쇄신안에 대해 전면 수용 입장을 밝혔다.
반면 강병기 후보는 '특정세력 걷어 내기식' 당 쇄신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당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던져온 우리 당원들이 이런 가슴앓이를 하고 이런 고통 속에 서 있어야 하느냐?"며 "분열 치유가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징계에 대해서는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야 하며 새로나기특위의 쇄신권고안은 옥석을 가려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두 후보 진영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신당권파' 지지 발언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기갑 후보가 새 대표로 당선되지 않으면 야권연대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병기 후보 캠프는 "박 원내대표가 선거가 진행 중인 다른 정당에 대해 사실과도 다르게 누가 당선되면 안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반면 강기갑 후보 측은 "박 원내대표가 밝힌 입장은 야권 전체가 국민적 수준에서 우리 당에 보내는 심각한 우려의 표명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받았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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