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D-180일, 안철수 입장 밝혀야

입력 2012-06-22 10:48:07

18대 대통령 선거가 180일 앞이다. 오늘부터 각종 선거법 위반 규제도 시작됐다. 그런데 대선 후보군 형성에도 불구, 정작 대선 본선 무대 주인공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할 국민으로선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엔 무엇보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행보가 한몫하고 있다.

올핸 20년 만에 총선'대선이 동시에 있는 해다. 국민은 늘 정치 변화를 바랐다. 특히 안 교수 등장으로 정치 쇄신과 혁신까지 기대하게 됐다. 변화 바람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불었다. '새로운 정치'를 외친 그의 양보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여야 정당 상대를 물리쳤다. 거센 '안철수 신드롬'이 시작됐다. 4월 총선에선 정부 여당 실정에 힘입은 바 크지만 야당 연대가 수도권에서 우세했다. 달라진 정치 열망을 확인한 선거였다.

이후 그는 정치권의 화두였다. 대선 출마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여야 모두 구애했다. 그렇지만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지금도 그의 입장은 모호하다. 국민의 궁금증만 더했다. '안철수 피로'란 말이 나돈 이유다. 최근엔 민주통합당의 대선 예비 주자들이 그를 정면 비판했다. 안 교수 측은 '상처 내기'라며 즉각 반발했지만 이는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1, 2위를 다투는 인기인이었다. 국민과 정치권이 애매모호한 태도 대신 명확한 입장을 알고자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그를 가린 신비를 걷어낸 진짜 모습을 보고 과연 나라를 책임질 경륜과 비전을 갖췄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자질과 지나온 삶의 궤적, 국민에 제시할 공약 등 모든 것을 따지고 검증하고자 할 따름이다. 이는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다. 이에 따라 주는 것은 도리이자 의무다. 이젠 장막을 걷고 당당히 말할 때다. 안개 행보는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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