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스페셜 '허시 형제 이야기' 24일 오후 8시
1951년 10월 13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격렬한 교전 후 참호 경비에 나선 아치 허시는 어깨에 총상을 입고 피투성이가 된 군인을 발견했다. 낯익은 군인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본 아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캐나다에 있어야 할 형 조셉이 머나먼 한국 땅에서 죽어가고 있던 것. 중상을 입은 형은 결국 동생의 품에서 숨을 거뒀고, 아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형이 뒤따라 자원입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형의 주검은 부산 UN기념공원에 안치됐고, 60여 년이 흐른 뒤 동생도 형의 곁에 잠들었다.
KBS 1TV 6.25 기획 'KBS스페셜-허시 형제 이야기, 캐나다판 태극기 휘날리며' 편이 24일 오후 8시 방송된다.
아치 허쉬와 조셉 허쉬 형제의 이야기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빼닮았다. 영화에서 동생(원빈)은 세월을 훌쩍 넘어 형(장동건)의 유골을 발견하는 데서 끝이 나지만 현실에서 동생 아치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전쟁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고, 형의 죽음을 자책하는 동생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흉터를 남겼다. 아치는 밤마다 형을 괴롭히는 적들과 싸우기 위해 끊임없이 주먹을 휘둘렀고, 전쟁 영화를 보며 홀로 우는 날이 많았다.
지난 4월 22일 푸른 눈의 노병(老兵) 아치는 한 줌 유골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형 옆에서 잠들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다. KBS 스페셜은 아치의 유골이 캐나다를 떠나 한국 UN묘지에 안장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또 한국전쟁 당시 형제의 발자취를 옛 자료와 전우들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하고 형제의 남다른 우애에 대해 돌아본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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