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저승의 뱃사공 '카론'

입력 2012-06-22 07:11:51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저승으로 가기 전 여러 강을 건너야 한다고 믿었다. '비통의 강' 아케론과 '시름의 강' 코키토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 '증오의 강' 스틱스를 거쳐 저승의 지배자가 있는 하데스의 궁전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저승 가는 강나루엔 뱃사공 카론(Charon)이 있었다.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닉스 사이에서 태어난 카론은 긴 수염을 늘어뜨린, 성미 까다로운 노인으로 묘사된다. 간혹 금전에 매수돼 산 자를 저승으로 데려갔다가 하데스로부터 고초를 치르는 캐릭터이다.

카론은 또한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외진 곳을 도는 작은 천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한 때 태양계 9번째 행성 지위를 누렸던 명왕성(Pluto)의 위성이 다름 아닌 카론이다. 명왕성이 저승 지배자 하데스의 이름에서 비롯됐다는 점 때문에 카론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 그러나 2006년 명왕성이 행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행성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카론의 입지도 애매해졌다. 명왕성의 절반 크기나 되는 카론을 이중행성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카론은 워낙 후미진 곳에 있는 작은 천체여서 1978년 오늘에서야 발견됐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최신 기사